[한-중 정상회담] 朴대통령 발언 "한반도 긴장 해소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에 감사"
  •            
  •                    

     

    '자유통일'을 향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DMZ 도발은) 한반도의 통일이 역내(域內) 평화를 달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51분(현지시간)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韓中) 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얼마 전에 있었던 북한의 DMZ(비무장지대) 도발 사태는 언제라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보여줬고, 한반도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준 단면이기도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중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며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해소하는 데 중국 측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신 데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한반도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오늘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시진핑 주석과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우의와 관련해선 "지난 세기 양국이 함께 겪은 환난지교(患難之交)의 역사가 오늘날 양국 우의의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양국이 직면한 여러 도전을 해결하는 데도 잘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과 관련해 중국의 역할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도발], [긴장], [역할]. [통일]

    키워드는 명료했다.

    이는 고도화하는 북핵(北核)을 억지하기 위해 한-중 양국이 흉금을 털어놓으면서 머리를 맞대자고 한 굵직한 공조(共助) 제안이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자유통일의지'에 대한 최선의 메시지를 시진핑 주석에게 던진 셈이다.

     

  • 휴전 뒤로 추정되는 중공군 환송식에 섞여 있는 김일성 모습 ⓒ조선일보(중국 측 자료 사진).
    ▲ 휴전 뒤로 추정되는 중공군 환송식에 섞여 있는 김일성 모습 ⓒ조선일보(중국 측 자료 사진).

     

    문제는 시진핑 주석의 애매모호한 태도였다.
         
    '남북(南北)', '북핵(北核)'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 언급은 아예 없었다.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전승절 열병식(閱兵式) 행사에 참석하기로 한 데 대해 인사를 표하며 "한-중 양국은 우호적인 이웃국가로 식민침략에 항쟁하고 민족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단결하고 서로를 도와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저와 박 대통령의 상호 방문을 통해 일련의 중요한 공통인식을 달성했으며 현재 전면적으로 이행해 나가고 있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아울러 "양국 간 고위층 교류가 빈번하고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를 정식적으로 체결했으며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틀 내에서의 협력도 새로운 진전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시진핑 주석은 "한국에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중국에도 '많은 사람이 함께 장작을 모으면 불이 켜진다'는 말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한국 측과 함께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정한 방향대로 공동 발전의 길을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며, 아시아의 진흥을 위해 함께하고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네 개의 동반자' 목표를 향해 뻗어나가기를 희망한다."

    시진핑 주석의 모두발언은 여기서 끝이었다.

    모두발언만 살펴보면 큰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공동 발전의 길을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표현을 넓게 해석할 수는 있겠지만, 시진핑 주석의 발언 전체의 맥락을 짚어보면 한반도 문제를 거듭 역설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對北)관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조중동맹-혈맹관계'인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북핵(北核)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비공개회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좋았으며, 동시통역이 진행되는 34분 동안 아주 많은 정보가 오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동시통역을 한 이유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대화 내용을 하기 위한 것으로, 한 시간이 넘는 효과를 거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양국 정상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준비한 내용을) 읽었다"며 회담 중 상당한 내용의 대화가 오갔음을 시사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예정된 시간을 14분 넘겨 34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며, 회담 종료 후 곧바로 1시간 4분간 특별오찬을 함께 하는 등 약 1시간 40분간 양국 현안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