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정확한 시점 말할 수 없지만 완치 가능”
  •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월 4일 밤 서울시 신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35번 메르스 확진자가 감염된 상태에서 1,500여명이 모인 행사에 참석했다고 발표해,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 뉴데일리DB
    ▲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월 4일 밤 서울시 신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35번 메르스 확진자가 감염된 상태에서 1,500여명이 모인 행사에 참석했다고 발표해,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 뉴데일리DB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확산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메르스 대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 이른바 ‘35번 확진자’(삼성서울병원 의사) 박모(38)씨의 병세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때 뇌사설·사망설 등의 오보가 나올 만큼 병세가 위중했던 박씨는 현재,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와 산소호흡기를 떼고, 본인이 근무하던 삼성서울병원에서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결과 박씨는 체외산소공급을 위해 설치한 에크모와 산소호흡기를 떼고 재활치료를 받을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박씨는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개설한 홈페이지(http://koreadr.org)에 지난달 27일 오후 ‘35번 의사’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려, 자신의 현재 상태를 직접 알렸다.

    박씨는 이 글에서 “안녕하세요? 35번 의사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무사히 에크모와 인공호흡기를 제거하였고 T-piece 를 사용해서 재활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빠른 시일 내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걱정해 준 동료와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씨의 감사 인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일어나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드시 쾌차할 겁니다”, “기쁜 소식 축하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박씨의 완쾌를 기원했다.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위 글의 진위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35번 환자가 쓴 글이 맞다”고 답변했다.

    김주현 대변인은 “(35번 환자는) 최악의 시기를 지나 물리치료 등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박씨의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의협에 따르면 박씨는 체외산소공급을 위한 장치인 에크모는 제거했지만, 폐의 기능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아 소리를 내며 대화를 하는 것은 힘들어 하고 있다. 박씨는 폐 근육이 상당 부분 소실돼, 병원으로부터 폐 이식을 권유받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폐 이식의 경우 생존률이 낮고 추가 합병증 등의 위험이 있어, 재활치료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박씨는 에크모를 제거하고 재활치료 중에 있다. 변수가 많아 완치 시점을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정확한 시점을 말할 수는 없지만 완치는 가능하다”고 전했다.

  • 35번 환자가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개설된 홈페이지에 지난달 27일 올린 글. ⓒ 의협 홈페이지 캡처
    ▲ 35번 환자가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개설된 홈페이지에 지난달 27일 올린 글. ⓒ 의협 홈페이지 캡처

    응급실에서 환자를 치료하던 중 메르스에 감염된 박씨는, 지난 6월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이른바 심야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 박원순 시장은 메르스의 지역사회 감염을 막는다는 명분 아래, 박씨가 들린 재건축조합집회 참석자 전원에 대해 격리조치를 단행하고, 박씨의 이동경로를 지도까지 보여주면서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박원순 시장의 심야긴급기자회견은 국민들의 메르스 공포를 전국적으로 확신시키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씨는 박원순 시장의 심야긴급기자회견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청해, 박원순 시장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박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재건축조합 집회에 참석했을 때는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었다고 밝히면서, 박원순 시장이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신을 메르스 증상을 감추고 1천5백여명이 모인 행사에 참석한 부도덕한 의사로 매도했다면서, 박원순 시장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앞서 6월 4일 밤 박원순 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6월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35번 환자는 5월 29일부터 증상이 시작돼 같은 달 31일 오후 병원에 격리됐다”며, “해당 환자는 같은 달 30일 감염이 된 상태에서 1,565명이 모인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고, 서울시는 이들 명단을 모두 확보, 자발적 자택격리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의 심야 긴급기자회견에 대해 환자 박씨는, 4일 밤 프레시안에 이어 5일 아침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하면서, “내가 경미한 증상을 앓고 있는 상태에서 재건축조합 집회에 참석했다는 박원순 시장의 발언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대권을 노리는 박원순 시장이 메르스 사태라는 국가적 재난을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데 이용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을 어떻게 시장이라고 믿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박씨는 박원순 시장이 자신을 의사로서의 직업윤리와 양심을 저버린 사람처럼 표현했다며, 박 시장의 기자회견은 “국민의 불안감을 초래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박씨는 입원 중인 상태에서도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 자신이 메르스에 감염된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당히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박원순 시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박씨의 병세는 언론 인터뷰 직후 급격하게 악화됐다. 박씨는 폐렴 증상이 심해지면서 양쪽 폐의 기능을 거의 상실해 에크모를 달아야 할 만큼 상태가 위중했다. 일부 언론이 뇌사상태에 빠졌다거나, 숨졌다는 오보까지 낼 만큼 박씨의 상태는 위태로웠다.


  • 지난 6월 서울대학교 병원에 설치된 메르스 임시 격리실의 모습(자료사진). ⓒ 뉴데일리DB
    ▲ 지난 6월 서울대학교 병원에 설치된 메르스 임시 격리실의 모습(자료사진). ⓒ 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