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 저린 새정치? '북한의 요구' 지적에 왜곡 총공세
  •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뉴데일리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뉴데일리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공개를 주장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향해 '물타기'식 공세로 총반격에 나섰다. '특수활동비 공개는 북한의 요구나 다름없다'고 하 의원이 꼬집자 새정치연합이 색깔론 공세로 치부하며 맹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야당이 저의 발언을 마음대로 짜깁기하고 왜곡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사과를 강하게 요구했다. 사과에 불응할 경우 민형사 조치에 착수하겠다고도 했다.

    1일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경기방송에 출연해 "저희들의 특수활동비 투명화 주장에 대해 하태경 의원님께서 북한의 지령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그랬느냐"고 묻자 안 의원은 "그럼요. 북한의 요구, 북한의 사주, 정확한 워딩은 아마 '북한의 요구다'. 그런데 제가 북한에 요구를 받아서 사주를 받아서 지령을 받아서 특수활동비 공개 요구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앞서 하 의원은 전날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서 "특수활동비의 55%가량은 국정원의 활동비”라며 "야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투명화가 국민 요구라고 말하지만 이는 북한의 요구"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나아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공개하자는 건 국정원이 뭐 하고 다녔는지 북한 김정은에게 영수증 갖다 바치자는 것"이라며 "유능한 안보정당이라는 새정련(새정치민주연합)이 여전히 좌우정체성 장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운데).ⓒ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운데).ⓒ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북한의 요구'라는 하 의원의 발언을 '북한의 사주, 지령' 등으로 재해석한 셈이다. 

    전날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하 의원을 향해 "지난 2006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2005회계연도 결산 심사 시 국정홍보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가청소년위원회,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의 특수활동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당시에는 북한의 요구에 따라 이들 부처의 특수활동비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답하기 바란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와는 전혀 무관한 국정홍보처 등에 대해 감사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야당이 지금 상황과는 전혀 다른 9년 전 사건을 꺼내들며 동문서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우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하태경 의원의 오늘 '특수활동비 투명화는 북한의 요구'라는 주장은 '예산 투명화'라는 국민적 요구를 색깔론으로 덮으려는 구시대적 정치공세다"며 "하 의원의 주장은 80년대 군사정권이 사사건건 자행하던 색깔론 공세와 너무나 흡사해 놀랍기 그지없다. 하 의원의 주장을 듣고 있자면,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가 아직도 80년대에 있나 하는 착각에 빠져든다"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은 느닷없이 국정원 예산도 쌈짓돈이라며 엉뚱한 쟁점을 만들어서 국회를 파행시키고 있다"며 "아울러 이 같은 행태를 비판하는 상대당 정치인의 발언을 마음대로 짜깁기하고 왜곡하여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보고되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가운데 영수증 불비 금액은 10% 수준에 불과하고 주로 대북첩보사업을 위한 공작비와 정보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하 의원은 비안보기관의 특수활동비 투명화가 국민의 요구일 뿐, 새정연이 주장하는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투명화는 국민의 요구가 아니라 북한의 요구라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마치 하태경 의원이 비안보기관의 특수활동비 투명화까지도 반대한 것처럼 주장하면서, 색깔론 등으로 무리한 반격에 나선 것이다.
  • ▲ 국정원 특수활동비 공개 논란을 둘러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설전 요약.ⓒ하태경 의원실
    ▲ 국정원 특수활동비 공개 논란을 둘러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설전 요약.ⓒ하태경 의원실

    하 의원은 "대변인과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번갈아 내며 하루에 두 차례나 허위의 사실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런 짜깁기 왜곡의 결과 SNS 상에 잘못된 내용들이 확산되어 본 의원의 명예가 심각히 훼손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하 의원은 문재인 대표는 본인의 지시에 의해 이런 짜깁기, 왜곡 논평이 연이어 나온 것인지 그 진상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또 문재인 대표와 김영록 수석 대변인, 한정우 부대변인은 사실을 왜곡한 엉터리 논평에 대해 즉각적인 사과하지 않는다면 부득이 민형사 조치에 착수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