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여도 한참 꼬인 글, 읽어보니 北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은의 ‘교시’가 첫머리”
  • ‘전쟁의 북소리’ 그쳤는데 왜 국방부는 요란하냐고?
    8월 29일 오마이 뉴스 기사에 대한 탈북자의 조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 김성민 대표가 지적한 오마이뉴스의 기사.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캡쳐
    ▲ 김성민 대표가 지적한 오마이뉴스의 기사.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캡쳐



    ‘전쟁의 북소리’ 그쳤는데, 왜 국방부는 계속 요란할까.

    제목이 하도 요상해서, 꼬여도 한참 꼬인 글을 품 들여 읽어봤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은의 ‘교시’가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우리는 운명적인 시각에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가야 한다.”

    기사는 “(김정은이) 남북고위급 접촉의 결과물인 8.25 합의를 높게 평가하면서 합의 이행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에 넘치는 소개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 등 북한 최고 지도부의 (이런) 발언 내용이 전해지던 무렵, 남쪽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징후가 보이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등 북한 핵심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 계획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또 “‘작계 5015’도 있다”면서 “작계 5015는 북한의 핵·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공격적 제거에 비중을 두고 유사시 선제타격 하는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왜 하필 지금 참수계획·작계5015 발표할까”는 기사의 소제목인 동시에 주제인 듯하다.

    기자는 “남북 대치 상황에서 (위 내용들은) 군이 당연히 대비해야 할 내용들이다”면서도 “왜 하필 국방부는 ‘8.25 합의’ 직후에, 한마디로 요약하면 ‘김정은의 목을 따겠다’는 자극적인 내용을 공개했을까”고 반문했다.

    ‘목을 따겠다’는 표현으로 청중을 자극시켜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의도는 보이나 이번 지뢰도발사건과 같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야 하는 국방부의 열정과 노력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다. 아니, 배려는커녕 비아냥만 쏟아 냈다.

    “평소에는 대단히 예민하게 다루던, 그것도 이미 지난 6월에 서명을 마쳤다는 ‘작계 변경’ 사실을 (왜) 지금 공개한 것일까”, “국방부 스피커가 계속 요란한 것은 비정상적이다”고 쏘아붙인다.

    이쯤에서 기자가, 현존하는 남북 대치 상황과 북한 노동당의 대남 적화통일 노선, 나아가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 상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남과 북은 정전(停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6.25남침으로 대표되는 전쟁이 일시적으로 중단되어 있는 상태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북한은 늘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다. 주지하는바와 같이 2,300만 주민들을 볼모로 한 김정은 세습독재집단은 최근에만도 천암함, 연평도, DMZ에서의 지뢰폭발사건 등으로 대한민국 국민과 군인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도발 정도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신성한 영토에 총·포탄을 퍼 붓고, 생명을 빼앗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천추에 용납 못할 만행을 저질러 놓고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원인모를 폭발사고’를 들먹인 후, 다시 들고 나온 게 이른바 ‘8.25 남북합의’다.

    그리고 그 속에,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국민의 감성을 자극하는 연막을 치고 ‘외세·미군을 몰아내고 우리민족끼리 조국을 통일하자’는, 교활하기 그지없는 적화통일노선을 또다시 심어 넣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김정은이 말하는 ‘관계개선’이란 말에 열광하고, 쌍수를 들어 환영해야 하는가.

    북한 노동당의 이런 교활 무쌍함은 보지 못하고, 북한 동포와 독재자 김정은이 혼재된 ‘우리민족끼리’에 매료되면 북한독재정권의 붕괴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을 이루어야 할 군인들을 향해 “국방부는 왜 이렇게 ‘똥 볼’을 차고 있을까”라는 건방을 떨게 되어 있다.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기사라는 생각은 노동신문의 논조와 별다름 없는 다음의 글에서 더 굳어진다.

    “지난 4일 지뢰폭발사건이 북한 정권 차원의 기획이었는지, 일선부대 차원의 행동에 평양이 말려들어 가게 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11년 만에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이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것처럼 북한에 치명적이었는지는 더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상황을 남북관계 전반을 개선하는 계기로 활용하려 했다는 점 하나는 분명해 보인다.”

    북한의 남침을 경계하던 우리 측 두 군인의 다리가 소실된 아픔은 간 곳 없고 ‘이번 상황을 이른바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계기로 활용하려 한’ 김정은의 의도만 강조하고 있다. 우리 군인들의 인명피해에 대해서는 아랑곳없고 오로지 김정은이 쥐고 흔드는 고삐에 끌리는 소나 말 새끼에 다름 아니지 않는가?!

    그럼에도 “계속 북한과 대화를 하려면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수상쩍기까지 하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에서 이번 합의와 관련해 북측을 ‘배려’하는 표현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립 서비스라도 할 법한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또 대화의 문이 열린 시점에, 김정은 위원장을 겨냥한 참수작전과 유사시 선제타격을 담은 작계 변경 내용이 언론에 버젓이 발표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신문의 발행처가 서울인지 평양인지조차 헛갈리게 한다. 

    이런 신문을 향해 무슨 더 할 말이 있겠냐 만은 대한민국 언론이라면 이래선 안 된다는 조언한마디 하고 싶다.

    우리 정부가 북한을 향해 대화하고 북한주민들을 위한 지원의 손길을 펼칠 때 김정은 독재정권도 대화를 말한다. 하지만, 이는 통일을 위한 대화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공산화하기 위한 노동당 적화통일 노선의 일환일 뿐이다.

    또 이번 북한의 지뢰도발과 총·포탄 사격을 응징한 우리군의 대응에서 보다시피 평화는, 북한의 도발과 핵 위협에 맞서는 강력한 군사력에 있다는 것을 다시 살피기 바란다.

    평화는 원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영원한 평화는 평화를 해치는 근원을 없애버릴 때 우리를 찾아오는 선물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자유북한방송-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