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선진화 방안, 명예퇴직자들에게는 창업의 기회?공항공사 "향후 수의계약 체결하는 일 없도록 업무 투명성 강화"
  • ▲ 새정치민주연합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은 31일 한국공항공사가 퇴직자들이 창업한 회사에 691억여 원 규모의 일감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은 31일 한국공항공사가 퇴직자들이 창업한 회사에 691억여 원 규모의 일감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이 한국공항공사(사장 김석기)가 퇴직자들이 만든 회사에 위탁용역업무를 밀어줌으로써 '제 식구 챙기기'를 했다고 밝혔다.

    국회 국토위 소속 이윤석 의원은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공항공사가 약 114억 원 규모의 단순업무 위탁용역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퇴직자들이 만든 4개 업체에 밀어줬다"며 "해당 퇴직자 단체는 수의계약을 통해 부당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2011년 감사원 지적까지 받았으나 재계약에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국가계약법 제7조 1항에 따르면, 특별한 업무를 제외하고는 공사의 위탁용역업무는 원칙적으로 일반경쟁입찰을 실시해야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위탁 업무는 단순·반복 업무이기 때문에 일반경쟁입찰에 부치는 것이 타당하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계약이 강행됐다.

    이러한 방식으로 2010~2011년 4개 업체와 총 393억여 원 규모의 위탁용역계약을 수의계약한 사실이 드러나, 감사원은 지난 2011년 감사 과정에서 이를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공사는 계약이 만기된 4개 업체에 대해 서비스수준평가를 명분 삼아 2013~2014년 또 다시 연장 계약 방식으로 298억여 원 규모의 재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계약을 할 때 서비스 수준 평가에서 일정 점수를 넘으면 재계약을 하기로 했었다는 게 이유인데, 재계약의 명분이 된 서비스수준평가는 정성평가의 비중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불투명한 과정을 들여다 본 이윤석 의원실에서 확인한 결과, 해당 4개 업체는 2009년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단순업무를 외주화하는 과정에서 공항공사 임직원들이 퇴직해 만든 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퇴직자들이 설립한 4개 업체가 위탁용역을 맡아왔던 것이다.

    새정치연합 이윤석 의원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명예퇴직자들의 일자리 만들기와 창업의 기회로 악용되고 있다"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이 이런 식으로 제 식구 챙기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는 같은 날 보도자료에서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통해 소방·기계·전기 등의 단순 반복 업무 4개 분야 인력 감축을 추진했으나, 일방적으로 직원을 해고할 수 없어 퇴직자가 설립한 회사와 위탁관리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4개 분야 중 구조·소방 등 2개 분야는 올해 1월 이미 일반경쟁입찰로 전환했고, 올해 12월 계약 종료 예정인 항공등화 및 기타 전력시설도 전환할 예정이며, 향후 수의계약 대상이 아닌데도 수의계약을 하는 일이 없도록 계약 관련 업무 투명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