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상선 휘천호·강계호, 하바로프스크 지역 항구 입·출항 기록 드러나
  •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 선박으로 2013년 7월 파나마 정부에 억류됐던 北청천강 호의 컨테이너 내부. 전투기 엔진 등이 보인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 선박으로 2013년 7월 파나마 정부에 억류됐던 北청천강 호의 컨테이너 내부. 전투기 엔진 등이 보인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의 외화벌이 선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라 해외에서 웬만한 활동은 벌일 수가 없다. 그런데 러시아가 이런 대북제재 결의안의 ‘빈 틈’이라는 증거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전문매체 ‘NK뉴스’를 인용, 유엔 안보리, 미국의 제재 대상인 북한 선박이 최근 러시아 항구를 여러 차례 입·출항한 기록을 확인했다고 28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NK뉴스’는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제재 대상인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 소속 ‘휘천호’가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러시아 북동부 하바로프스크州에 있는 바니노 항에 최소한 6번 입항했다는 기록을 국제 해상교통 인터넷 운항정보에서 찾아냈다고 한다.

    ‘NK뉴스’에 따르면, 휘천호는 과거 ‘황금산 2호’였는데,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가 제재 대상으로 정하자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또 다른 대북제재 대상인 선박 ‘강계호’도 8월 중 러시아의 노호카 항에 입항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NK뉴스’ 측은 북한 선박들이 러시아의 광물 수출 항구에 주로 입출항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K뉴스’와 ‘자유아시아방송’ 측은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북한 선박이 러시아 항구를 자유롭게 입출항하고 있다는 것은 러시아 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북한 선박들의 입항 금지 또는 자산동결(억류)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NK뉴스’와 ‘자유아시아방송’ 측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 선박들마다 붙는 ‘해상이동업무식별번호(MMSI)’를 빈번하게 변경하는 식으로 눈속임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해상이동업무식별번호(MMSI)’란 각각의 선박이 무선통신을 위해 갖고 있는 고유번호로, 여기에는 국적, 소유자 등의 다양한 정보가 포함된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나 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를 내놓으면, 새로운 선박을 살 돈이 없으니 기존의 선박들이 가진 ‘해상이동업무식별번호’를 빈번하게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현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825호, 1540호, 1695호, 1718호, 2087호, 2094호에 따라 무기와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 지도층을 위한 사치품의 거래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또한 이런 물품을 실어 나르는 선박들도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어, 유엔 회원국들은 거래 금지 품목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이 자국에 들어오면 모든 화물을 검사하고, 이를 거부하면 입항을 거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