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만 표 달라 하지 말고, 청년들 고통 직시해야”
  • 27일, 한국대학생포럼과 청년이만드는세상 등 대학생·청년단체 소속 회원들은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시장 개혁이 청년실업 해결의 시발점이라는 사실을 새정치연합은 알아야 한다”면서, 노동시장 개혁을 정치쟁점화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행태를 거세게 비판했다. ⓒ 뉴데일리DB
    ▲ 27일, 한국대학생포럼과 청년이만드는세상 등 대학생·청년단체 소속 회원들은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시장 개혁이 청년실업 해결의 시발점이라는 사실을 새정치연합은 알아야 한다”면서, 노동시장 개혁을 정치쟁점화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행태를 거세게 비판했다. ⓒ 뉴데일리DB

    ‘아버지 봉급 깎아 저를 채용하겠다구요?’, ‘청년실업의 해법은 재벌개혁입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전국 주요 도시 대로변에 걸고 있는 노동개혁 관련 현수막 문구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내건 이들 문구에 대해, 대학생단체가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민의 눈물’, ‘을의 눈물’을 이야기하는 야당이, 정작 극심한 취업난에 고통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사정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대학생들의 지적이다.

    27일, 한국대학생포럼과 청년이만드는세상 등 대학생·청년단체 소속 회원들은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시장 개혁이 청년실업 해결의 시발점이라는 사실을 새정치연합은 알아야 한다”면서, 노동시장 개혁을 정치쟁점화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행태를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한국대학생포럼은 “새정치연합이 노동시장 개혁에 앞장 서 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대표는 “제대로 된 직장도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을 새정치민주연합이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명 대표는 새정치연합이 주요 도시에 ‘아버지 봉급 깎아 저를 채용하겠다구요?’, ‘청년실업의 해법은 재벌 개혁입니다’ 등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새정치연합을 비롯한 일부 정치세력이, 노동시장 개혁 문제를 ‘자본 대 노동’이라는 해묵은 논쟁으로 분칠하며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윤주용 청년이만드는세상 사무총장은, 새정치연합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여당과 공조할 것을 주문했다.

    윤주용 사무총장은 “임금피크제 도입이 만능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취업이라는 절벽에 좌절하고 있는 청년들의 눈물은 닦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야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문동욱 청년지식인포럼 스토리K 전 사무국장은 새정치연합이 노동시장 개혁 문제를 선거용 쟁점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은 선거 때만 되면 청년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면서도, 노동시장에서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취업이 어려운 요즘, 대부분의 청년들은 유연한 노동시장에서라도 일하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이마저도 막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은 최소한 청년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도한 한국대학생포럼은, “대학생들은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달성하는 데 있어 새정치연합이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새정치연합이 노동시장 개혁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이날 한국대학생포럼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


    성 명 서

    2000년대 이후 대한민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 청년 실업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현재 이공계생의 기업 입사 경쟁률은 100:1에 육박한다고 한다. 인문계생의 취업률은 46%가 채 안 된다. 우리 대학생들은 졸업을 계속해서 유예하거나 졸업 후에도 과외 아르바이트나 호프집 알바를 하며 학생도, 직장인도, 백수도 아닌 애매한 신분을 견뎌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신체 건강한 청년들이 움츠려든 어깨를 이끌고 오늘도 취업 박람회나 토익학원을 전전하고 있다.

    청년이 바라보는 현재의 답 없는 노동 시장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고학력시대에 접어들며 높아질 대로 높아진 청년들의 구직 눈높이와 노동시장에서 제공하는 일자리 수준 간의 미스매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및 근로조건 간의 격차, 강성 귀족 노조의 기득권 투쟁, 연공서열적 임금제도로 인한 기업의 인건비 부담 증가.

    노동시장 개혁이 현재 한국이 당면해 있는 경직된 노동시장에 숨통을 트여 줄, 현재로선 유일한 대안이다. 노동시장 개혁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한 구직자들의 신규채용 유도이다.

    연공서열적 임금 제도의 개편, 정년을 넘긴 근로자의 봉급을 삭감해 해당분 만큼의 신규채용을 유도 하는 임금피크제의 도입, 현대판 음서제도로 불리고 있는 각 기업의 고용세습 철폐가 대표적이며 시급하다.

    노동시장 개혁은 결코 진영논리에 빠져 원래의 뜻이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개별 국민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한 마음으로 지지해야 가능한 개혁이다.

    그런데 일부 정치세력이 노동시장 개혁 문제를 또다시 “자본 대 노동”이라는 해묵은 논쟁으로 분(糞)칠하며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요 도심에 내걸고 있는 현수막 문구인 “아버지 봉금 깎아 저를 채용하겠다구요? 청년실업의 해법은 재벌 개혁입니다.”라는 문구는 노골적이다.

    통계에 따르면 장년층 1명당 청년층 3.7명이 실업을 앓고 있지만 양대 노총과 일부 정치권은 대기업 돈을 뜯어 청년들에게 그 무슨 용돈 나누어 주듯이, 남의 돈으로 인심 쓸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 소위 재벌이라고 하는 가문이 오너 자리를 세습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돈이 나의 돈이 되지는 않는다. 노동시장 개혁에 있어서 기업은 국민들의 파트너임을 인식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한민국이 당면한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올 해를 넘기면 총선, 그리고 뒤이은 대선을 대비하는 각 정당은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다시 들추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청년들은 메말라갈 것이고 대한민국의 미래 역시 조금씩 메말라갈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에게 주권이 있음을 프레임으로 내걸며 수 십년을 거대정당으로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직업 없는 국민들은 우리나라 정치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국민의 힘은 각자가 당당한 생계를 갖고 있을 때 나온다. 대학생들은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역사적 과업에 새정치민주연합이 적극적이고 비판적으로 기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2015.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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