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25일 사이 북한 군사력 움직임에 화들짝…유사시 미군 전력 ‘빈틈’ 인정
  • 美7함대 소속으로 日요코즈카에서 영구 주둔 중인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이번 북한의 도발 시기에는 수리를 위해 미국으로 가 있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美7함대 소속으로 日요코즈카에서 영구 주둔 중인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이번 북한의 도발 시기에는 수리를 위해 미국으로 가 있었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지난 20일 북한군의 대남 포격 도발 이후 군사적 대치 상황이었던 닷새 동안 한미 연합군은 정보자산과 화력 등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일본에 배치돼 있어야 할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CVN-73)'은 원자로 교체와 수리를 위해 美본토로 가 있었고, 괌 앤더슨 공군기지와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F-22 스텔스 전투기는 우크라이나 지역의 긴장 때문에 유럽으로 급파된 상황이었다.

    한미 연합군은 북한이 전면전 보다는 국지전 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잠수함 전력의 70%인 50척을 내보내고, 공기부양정, 특수부대를 최전방에 배치한 모습에 저으기 놀란 모양이다.

    美CNN은 “미국이 최근 북한의 도발을 본 뒤 한반도 방어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美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 “美국방부는 북한이 지난주에 시도한 급속한 병력 증강을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 북한이 갑작스럽게 전쟁을 일으키려는 징후를 보였을 때 한국 방어에 필요한 군사력이 무엇인지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CNN과 만난 美국방부 관계자들은 “긴장 상황 동안 북한의 병력 증강을 보고, 미군 내부에서, 한미 군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반도 방어계획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를 진행했다”면서 “미군 지휘관과 군사 전략가들은 이 기간 동안 한반도 유사시 어떤 종류의 미군 군사력이 필요한지, 북한의 어떤 군사행동에 미군이 대응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하는 한편, 한국 정부에 긴장 완화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美국방부 관계자들이 이처럼 화들짝 놀란 것은 미국 첩보위성 등 정보자산이 수집한 자료들 때문이었다고 한다.

  • B-2 스텔스 폭격기와 F-22 스텔스 전투기의 편대 비행.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평소에는 괌, 오키나와에 있었지만 이번 북한 도발 시기에는 없었다. ⓒ유튜브 미군 홍보영상 캡쳐
    ▲ B-2 스텔스 폭격기와 F-22 스텔스 전투기의 편대 비행.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평소에는 괌, 오키나와에 있었지만 이번 북한 도발 시기에는 없었다. ⓒ유튜브 미군 홍보영상 캡쳐


    북한군은 20일부터 대공 레이더를 긴급 가동하고, 서울을 타격할 수 있는 포대를 비무장지대에 추가로 배치했으며, 스커드 미사일 등 중단거리 지대지 탄도탄들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해군 함정의 3분의 1을 동원 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몇 주 뒤에 대륙간 탄도탄(ICBM)을 실험할 준비를 한다는 징후도 감지됐다고 한다.

    美국방부 관계자는 CNN에 “전례가 없다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북한군이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처음 봤다”며 당시 상황에 당황했음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CNN은 “미군은 북한을 위협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한국과의 합동군사훈련(UFG)에서 B-52 폭격기의 한반도 비행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이 북한의 전면적인 군사력 운용을 보고 당황했다는 美CNN의 보도 내용은 한국 국민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재정절벽을 이유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상당수의 전력개발 계획을 폐지했고, 병력마저 줄이기 시작했다는 점, 대다수의 미군 지휘관이 북한군을 얕보는 성향이 있다는 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다.

    CNN의 보도대로라면, 미국은 이미 재정절벽 위기 때점문에 군사력을 여유롭게 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美본토에서 오는 증원전력도 기존의 계획에 비해 매우 줄어들 수 있고, 현재 마련된 한반도 방어계획은 과거 북한군의 전술에 맞춰져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