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군인들은 '準戰時(준전시)'를 반긴다

    식량, 피복 장비 등 지급이 좋아지고 勞力동원과 軍내 구타도 사라진다.

    이철무/ 뉴포커스
       
      남북한의 정세가 악화하고 있다. 북한은 서부전선에서 벌어진 남북한 포격 사태로 21일 오후 5시부터 전방 지역에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다. 그러면서 확성기를 통한 심리전을 당장 중단하지 않으면 양측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준전시 상태'에 들어가면 완전 무장은 물론 통신체계가 '최고사령부 통신체계'로 바뀐다.
    '최고사령부 통신체계'는 시시각각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직통으로 김정은에게 보고되며 비준을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정세가 순간에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응책도 속전속결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 굶주림에 쓰러지는 북한 군인들.
    ▲ 굶주림에 쓰러지는 북한 군인들.


      하지만 실제로 완전무장을 하고 참호를 지키는 군인들에게 '준전시 상태'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북한 강원도 철원 5군단 산하 관허부대에서 군사복무를 하다가 남한에 온 박영철(28세)씨는 "인민군은 정세에 따라 군사연습을 시행한다. 상시에는 아무리 전방이라고 해도 군인인지 노동자인지가 분간하기 어렵다. 총보다 작업도구를 잡고 있을 때가 더 많다.
     
      그러다 군사 연습이 시작되면 군인당 영양공급체계가 제대로 보장된다. 북한 정권이 아무리 무능하고 부패해졌다고 하지만 전쟁준비 물자, 군사연습에 필요한 공급체계만은 지키는 편이다. 전시 때 필요한 식량 피복 장비는 소장용으로 보관되어 있다가 연습이 시작되면 정상적으로 공급되는 편이다. 모든 작업 노동도 면제된다.
     
      해마다 진행하는 일반 군사연습보다 '준전시 상태'에 더 나은 여건이 마련된다. 인민군들은 준전시 상태의 분위기가 계속해서 고조되기를 바란다.
     
      또한 이시기만큼은 군대 안에 구타가 사라진다. 평상시에는 폭행으로 사병들을 다루던 지휘관도 대부분 병사들과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 전쟁이 나면 역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탈북자 채민섭(34세) 씨는 "일단 준전시 상태가 선포되면 주민들은 등화관제 갱도연습에 동원된다. 심지어 어린이들과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 직장인까지도 전쟁 연습에 내몰린다. 그들은 평소보다 군사엽습을 더 좋아한다. 이때만큼은 경제적 노동에 시달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준전시 상태에는 시장에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식품의 가격은 상승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