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곧 붕괴’ 북한 지배층이 더 잘 알고 있어
  • 대북방송 때문에 전쟁하겠다는 북한, 허약한 체제 드러낸 꼴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네델란드 대학 북한학 교수

  • 이번 우리 군의 보복사격 대응 의미는 상당하다. 그동안의 도발-인내 공식을 깼다는 것만이 아니다. 포탄보다 더 무서운 정치적 핵폭탄을 날린 셈이다. 김정은 정권의 평화가 흔들리는 굉음을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들려준 것이다.
    그렇다. 사실 남북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면 그 자체가 북한에겐 엄청난 패배이다. 군사기술적 격차를 넘어 무엇보다 평화의 질적 수준이 달라서이다. 남한은 잃을 것을 두려워하지만 북한은 아예 정권 붕괴를 원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그 판국에 휴전선의 진동이 어떻게 남쪽과 똑같을 수 있겠는가?
    또 그런 주민심리를 늘 시한폭탄처럼 안고 사는 북한 권력층은 얼마나 가슴 조이겠는가? 바깥에 대고 늘 핵공갈로 큰 소리치지만 정작 내부에선 바늘 떨어지는 소리에도 화들짝 놀랄 형편없는 체제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껏 북한은 은밀한 도발은 남쪽 지역에서, 주민들에게는 일방적인 “승전”을 가져다 세뇌시키는 전략으로 일관해왔다. 더구나 체제 출발점인 수령주의부터 죄다 허위로 부풀려진 선전강국이어서 현실에 부딪히는 주민들의 심리적 파괴는 더 클 수밖에 없다.
    북한이 대북방송을 결사반대하는 이유도 그 연장선이다. 오늘의 북한 주민들은 김일성, 김정일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수령의 나이가 어린 대신 주민들이 철 든 것이다. 이젠 북한에서 수령 신격화란 시장의 1달러 가치보다 못하다.
    정권 독재에 다 죽어가던 목숨들이 시장 덕에 생존하면서 얻은 삶의 확신이어서 다시는 돌이킬 수도 없는 것이다. 생존의 반발을 넘어 이제는 주민들이 심리적 봉기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절박한 내부사정에 쫓기는 북한 정권이어서 체제약점을 감출 여력도 없이 대북심리전에 극구 반발하는 것이다.
    즉 남한은 오히려 강도가 약해진 대북방송인데도 예전보다 한참 허약해진 북한3대 세습정권이어서 매일매일 핵폭탄을 얻어맞는 셈이다. 한갓 대북방송 때문에 전쟁을 하겠다는 것부터가 자기 군대를 그만큼 못 믿겠다는 북한 최고사령관의 공개선언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전연지역의 대북방송은 남한을 위한 국익방송이기도 하다. 총이 아니라 노래와 진실로만 군사접경지역을 포용하는, 그것도 너무 싸게 성취하는 안보의 공간, 통일의 공간, 유사시협력의 공간이다. 그렇듯 평화의 강자인 남한이어서 군사보복에서도 주저할 이유가 전혀 없다.
    전쟁은 곧 정권붕괴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보다 지배층이 더 잘 알고 있다. 북한 영토에 남한의 포탄이 떨어졌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선군선전으로 무장한 김정은 정권의 체제 자부심은 심각하게 파괴될 수밖에 없다. 말도 심리전이지만 때로는 버쩍 쳐든 주먹도 심리전이다. 그 어느 쪽이든 남한은 얻고 북한은 잃게 돼 있다. 그 과학적인 대립 공식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