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콕 폭탄테러 최소 10명 연루” 주장했다 21일 번복…범인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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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 17일 태국 방콕 에라완 사원 인근에서 일어난 폭탄테러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7일 태국 방콕 에라완 사원 인근에서 일어난 폭탄테러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7일 오후 7시(현지시간) 태국 방콕 도심에 있는 에라완 사원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범인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태국 경찰은 당초 ‘위구르족 분리주의자’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가 불과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솜욧 뿐빤모웅 태국 경찰청장은 현지 기자들에게 “방콕 폭탄테러에 최소 10명이 연루돼 있다”며 배후에 ‘거대한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 솜욧 뿐빤모웅 태국 경찰청장은 “거리에서 망을 보고, 폭탄을 설치하도록 준비하며 탈출 경로를 확보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최소 10명이 연루된 게 틀림없다”고 말한 뒤 에라완 사원 인근의 CCTV 화면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하고, 인터폴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에 대해 현상금 100만 바트(한화 약 3,300만 원)를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태국 경찰은 21일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솜욧 뿐빤모웅 태국 경찰청장은 21일 “범인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외국인으로 변장했을 수도 있다”면서 “용의자가 외국인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에라완 사원 인근의 CCTV 화면에 찍혀 공범으로 지목된 두 사람은 자신들에 대한 지명수배가 언론에 보도되자, 경찰에 자진 출석해 자신들은 범행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경찰 또한 이들이 폭발 이후 피신처를 찾기 위해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고 혐의가 없는 것을 인정했다고 한다.

    태국 경찰이 ‘외국인 조직 테러설’을 황급히 거둬들인 것은 태국 군부의 발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태국 군부 지도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는 지난 20일 TV를 통해 “이번 공격이 중국인을 겨냥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국제 테러조직과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적다”고 밝혔다.

    이후 태국 경찰도 ‘국제테러조직의 소행’이라는 의심을 거둬들였다. 군부 지도부인 ‘국가평화질서회의’ 측의 ‘경고’를 받아들인 것이라는 게 해외 언론들의 분석이다.

    현재 태국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우방국 정보기관, 인터폴 등과 함께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는 세력도 나타나지 않고 증거라고는 에라완 사원 주변의 CCTV 화면 밖에 없어 경찰은 제보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 한다. 

    태국 경찰은 익명의 재력가가 테러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붙잡는 사람에게 100만 바트를 주겠다는 현상금을 내걸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할 정도여서, 태국 방콕 폭탄테러의 범인이 잡힐 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