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창권 탈총련 대표 ⓒ 뉴데일리
    ▲ 한창권 탈총련 대표 ⓒ 뉴데일리

    탈북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들은 1만6000여 명. 올해 안에 2만 명이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월18일 출범한 탈북인단체총연합(이하 탈총련)는 탈북자 단체 28곳이 하나로 합친 가장 큰 탈북자단체이다.

    탈총련은 결성 이후 대북문제와 관련,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북한에 삐라 보내기나 중국 대사관 앞 탈북자 북송 반대 시위, 북한이탈주민보호법 개정, 개성공단 직원 억류 항의 시위 등이 그것이다. 최근엔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행사에 여러 단체들과 함께 참여하기도 하고 탈북 단체를 ‘매국 단체’라고 말한 최재성 민주당 의원을 고발하기도 했다.

    탈총련을 이끄는 한창권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며 김정일에게 막대한 돈을 퍼주고 온 사람”이라며 “고통 받는 북한 주민의 인권은 외면한 채 되레 김정일을 위대한 사람처럼 보이게 한 친북주의자”라고 정의하고 “반드시 구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한의사 출신이다. 1992년 ‘먹고 살려고’ 러시아에 벌목공으로 갔다가 탈출해 한국으로 왔다. ‘계급성분’이 나빠 북한에서 ‘엄청난 차별’을 받으며 살았단다. 1997년 ‘자유북한인협회’를 만들어 탈북자들의 의견을 모아온 그는 의지할 곳 없는 탈북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무슨 힘이 있습니까? 한국에 의지할 가족이 있는 경우는 거의 드물지요. 게다가 전혀 다른 체제 안에서 살다 온 사람들에게 한국은 외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대단한 이권운동이나 하자고 탈총련을 만든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점점이 흐트러져 있는 단체들을 모아 서로 정보도 나누고 위로하며 살자는 취지에서 만든 단체인데, 이렇게 뭉쳐도 한국 사회의 벽은 너무 높다는 것이 한 대표의 말이다.

    “자금도 없고 한국 사정도 모르니 하고 싶은 일은 많아도 제대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북오도청에 들어가 그 안의 한 단체가 되는 것이 소망이지만 절차도 방법도 몰라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월남 1세대 중 많은 분이 돌아가셨으니 북한의 실정을 가장 잘 아는 것은 탈북자들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탈총련은 각급 기관이나 학교에서 북한 실정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강사진을 구성해 요청이 있을 때는 지원하기도 한다.

    이들에게도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은 겨울이었단다.

    “지난 정권들은 탈북자들을 감시하고 분리시켰어요. 북한 눈치를 봐야하니 저희가 얼마나 눈에 가시였겠습니까?”

    한 대표는 그나마 이번 정권은 관심을 가지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 고맙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동안 쌓였던 하고 싶었던 말을 하려고 한단다.

    “북한 인권 등 대북 문제 만큼은 양보하지 않을 겁니다. 보수 단체들의 들러리가 아닌, 북한에 부모형제를 둔 입장에서 북한 주민들을 위해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는 것입니다.”

    한 대표는 “정부나 민간단체나 막연한 퍼주기 식 대북지원은 김정일과 간부세력들만 살찌울 뿐”이라며 “탈북자를 통한 대북지원도 정부가 고려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을 지원해 밑으로부터 북한을 바꾸는 것이 통일로 가는 확실한 길”이라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보도대로라면 김정운이 김정일의 뒤를 이어 3대 세습을 꾀하는 모양입니다. 이 전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세습이 이뤄지면 남한도 그 책임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할 겁니다. 역사에 대한 엄연한 책임이 있다는 말입니다.”

    한 대표는 작은 탈북자회관 마련이 당면한 꿈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광폭적인 지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