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천정배 구상에 동감, 나도 어디 있을지 몰라"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당은 반드시 창당될 것이며,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신당 구상에도 동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심을 이기는 정치인은 없으며, 스스로도 미래에 어디 있을지 모르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5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천정배 의원이 전날 밝힌 신당 구상에 대한 질문에 대해 "천정배 의원은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러한 (신당 구상에 대한) 말씀이 변한 적이 없다"며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전날 전라북도 전주에서 연 기자회견과 강연회 등을 통해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개혁적 정치 세력 △기성정치인을 배제하지 않지만, 신당을 상징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 △다수 국민이 보기에 온건하고 합리적인 진보 노선 등을 신당의 구상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동감을 표하며 "기존의 정치인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 새삼스레 보도된 것은 신당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보니 다시 한 번 확인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재인 대표도 분당·신당 창당은 없다면서 활발히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지금 호남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민심은 새정치연합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나아가 "크든 작든 어떤 분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신당은 창당되고, 누가 움직이냐에 따라 더 큰 신당이 될 수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신당 창당은 상수"라고 단언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천정배 의원 등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 창당의 성공 조건으로 △국민들에게 신당 창당의 명분을 충분히 제공할 것 △국민이 바라볼 수 있는 대통령 후보가 있을 것을 제시했다.

이달 말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발표할 예정인 공천 혁신안과 관련해서는 "(역대 선거에서) 자기가 포함되는 공천은 좋은 공천이고 자기가 배제되는 공천은 나쁜 공천이기 때문에 탈당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었다"며 "나 자신도 지난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 작업이 본격화되면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의 탈당이 잇따를 가능성도제할 수 없다"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공천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이는 앞서 조국 혁신위원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어떤 혁신안이 나오더라도 나갈 사람은 나간다"며 "탈당이나 신당 창당을 우려해 타협하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맞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날 전북 전주에서 열린 천정배 의원의 지방 순회 강연에서 신당 창당을 바라는 민심이 열화와 같이 분출된 것과 관련해,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발언으로 출연을 끝맺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민심을 이기는 정치인은 없다"며 "정치인은 민심이 어떻게 요구하고 있는지를 잘 봐야 하기 때문에 내가 미래에 어디에 서 있을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