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짜리 국영상점 자리 2,000달러에 밀거래…北장마당, 재래시장 될까
  • 북한 장마당도 한국 재래시장과 같은 면모를 갖추게 될까. 최근 북한 돈주들이 국영상점 터를 사들여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北장마당-통일부 블로그 캡쳐
    ▲ 북한 장마당도 한국 재래시장과 같은 면모를 갖추게 될까. 최근 북한 돈주들이 국영상점 터를 사들여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北장마당-통일부 블로그 캡쳐


    북한에도 부자들이 있다. 당 간부나 인민군 외화벌이 조직을 끼고 사업을 벌여 거액을 만지는 이들이다. 북한 주민들은 이들을 ‘돈주’라 부른다.

    최근 북한의 ‘돈주’들이 장사가 안 되는 국영상점을 매입, 영업을 하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보도했다.

    ‘데일리NK’는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 “최근 폐기된 남새(채소)·과일 상점이 도 인민위원회 도시경영과 관리 주택으로 이관되면서, 제대 군관(장교) 살림집으로 배정되고 있는데 이것이 밀거래 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제대 군관이 ‘돈주’에게 상점을 넘기는 가격은 10평짜리가 미화 2,000달러 가량. ‘돈주’들은 장사가 잘 될 것으로 보이는 길목이나 장마당과 가까운 곳을 사들여 도매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입지 조건이 좋은 곳은 3,000달러 이상에도 거래가 된다고 한다.

    ‘돈주’들이 제대 군관에게서 국영상점 터를 사들이는 이유는 당 간부들에게 뇌물을 주는 것보다 돈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고.

    ‘데일리NK’는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 “수십 년 동안 군복무를 한 제대 군관들은 ‘돈주’에게 건물을 판 뒤 도시 외곽의 주택을 사거나 생계를 유지하는 데 사용한다”고 전했다.

    ‘데일리NK’는 “북한에는 동, 리마다 국영상점이 3~4개 정도 있으며, 이들 상점에서 주민들의 생필품 가격을 정하다시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일리NK’의 보도대로라면, ‘돈주’들이 사들인 국영상점이 증가할수록 기존의 장마당이 점차 한국의 재래시장과 같은 면모를 갖출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북한 당국에서도 통제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생겨난 ‘평양 고립화(평양과 지방의 민심 이반)’ 현상도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