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경계수위 강화, 교통통제, 대기오염 방지책 시행…서방 반응 ‘미지근’
  • ▲ 2012년 베이징에서 열린 中인민해방군 열병식. 올해 9월 열병식은 사상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다. ⓒ유튜브 관련영상 캡쳐
    ▲ 2012년 베이징에서 열린 中인민해방군 열병식. 올해 9월 열병식은 사상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다. ⓒ유튜브 관련영상 캡쳐


    오는 9월 3일 中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및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을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중화권 매체들이 연일 전하고 있다. 

    中공산당은 행사 전후 베이징의 공안질서 수위를 높이는가 하면, 교통통제 및 대기오염 방지책을 내놓는 등 다른 국제행사만큼이나 이번 열병식에 상당한 관심을 쏟는 모양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3일 푸정화 中공산당 공안부 부부장과 덩웨이핑 中공산당 공안부 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 공산당 지도부의 발언을 전하면서, 최근 베이징의 공안 경계 강화 상황을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中공산당은 2013년 천안문 광장에서 일어난 위구르 출신의 차량 돌진과 같은 ‘테러’가 9월 열병식에서도 일어날까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당시 차량 돌진으로 5명이 숨지고 35명이 부상을 입었다.

    中공산당은 또한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명분으로 열병식 당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베이징 서우두 공항과 난위안 공항을 임시 폐쇄하고, 베이징 상공에는 비행기 운항을 전면 금지시켰다고 한다.

    베이징市 당국은 8월 21일까지 베이징에서 항공기 관련 제품 판매 및 운송을 전면 금지했고, 8월 22일부터 9월 4일까지는 헬리콥터, 글라이더, 패러글라이더, 열기구를 베이징 상공에 띄울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한다.

    中공산당의 열병식 준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4년 11월 10일 열린 베이징 APEC 회의 때와 지난 4월 IOC 위원들의 방문 때처럼 베이징 하늘을 푸르게 만들기 위한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고 한다.

    中공산당은 ‘푸른 하늘’을 만들기 위해 8월 20일부터 9월 3일까지 베이징의 모든 차량에 대해 2부제를 실시하고, 베이징 인근 6개 성(省)에 있는 모든 공장의 가동 중단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에 직접 등장하는 中인민해방군은 베이징 외곽 통저우에서 리허설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허설에 참가한 항공기는 189대로 이는 中공산당 집권 이래 동원되는 항공기로는 최대 규모라고 한다.

    中공산당은 이처럼 9월 3일 열병식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손님 모시기’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고 한다.

    中공산당은 세계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지도자들에게 열병식 초청장을 보냈지만, 중화권 매체들조차도 “호응이 중국 정부의 기대와 달리 그리 높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참석 의사를 밝힌 국가 정상은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상하이 협력기구(SCO)’ 회원국, 몽골 정도라고 한다.

    반면 서방 진영에서는 프랑스가 이미 불참을 통보했고, 미국, 독일, 영국은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동남아 국가들의 참석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서방 진영이 中공산당의 열병식 초청에 시큰둥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中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상대로 저지르는 ‘영해권 행패’ 문제와 아프리카, 중남미, 오세아니아 지역에서의 ‘자원 싹쓸이 쇼핑’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中공산당이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벌인 ‘자원 싹쓸이 쇼핑’과 제3세계 독재정권 지원, 그리고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와 영유권 행사 등은 서방 언론에 의해 빈번하게 비난을 받아왔기에 서방 국가 정상들 입장에서는 中공산당이 주최하는 행사에 선뜻 참석하겠다고 밝히기 어려운 것이다.

    한편, 한국 정부의 경우 아직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 여부를 공식확인하지 않고 있다.

    中공산당이 주최하는 열병식에 선뜻 참가의사를 밝힐 경우 서방 진영은 물론 국내 우파 진영으로부터도 ‘친중정권’으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는데다, 한 번의 행사참석으로 한미일 군사동맹 파기를 요구하는 中공산당이 더욱 노골적으로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보니 결정을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

    中공산당은 이런 분위기를 파악한 듯,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관영매체들을 내세워 “김정은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는 ‘카더라 보도’까지 내놓고 있지만, 한국 정부와 청와대는 여전히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항일 전쟁 승전식’이라는 주제 때문인지 아베 신조 日총리가 열병식 기간을 피해 방중(訪中)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