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해외정보국(AISE) “RCS ‘갈릴레오’ 개발자 중 2명 테러 관련자와 접촉”
  • ▲ 이탈리아 해킹팀의 RCS 프로그램 '갈릴레오'의 홍보 영상 캡쳐. ⓒ뉴데일리 DB
    ▲ 이탈리아 해킹팀의 RCS 프로그램 '갈릴레오'의 홍보 영상 캡쳐. ⓒ뉴데일리 DB


    한국 내에서는 국정원의 RCS 프로그램을 ‘정쟁(政爭)’의 소재로 삼고 있는 반면, 해외에서는 RCS의 무력화에 대해 더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는 보도가 이탈리아에서 나왔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지난 7월 31일(현지시간), 해킹팀社에서 RCS 프로그램 ‘갈릴레오’를 개발했던 전직 직원이 테러조직을 돕는 해커와 접촉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이탈리아 해외정보국(AISE) 고위 관계자가 해킹팀社 CEO에게 보낸 이메일을 인용, “해킹팀社에서 일했던 개발자 가운데 2명이 ‘갈릴레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테러조직을 돕는 외국인 해커들과 공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이들 前해킹팀 개발자들이 접촉한 외국인은 테러조직과 연루된 파키스탄 출신 미국인 사업가들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AISE의 이야기 가운데) 거론된 2명 중 1명은 윈도우 환경에서 우리의 백도어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또 한 명은 안드로이드 분야의 대가”라면서 “이들이 만든 것이라면, ‘갈릴레오’ 무력화 소프트웨어는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는 해킹팀社의 CEO 다비드 빈첸체티의 주장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前해킹팀 개발자들이 테러조직을 돕는 해커들과 접촉한 소식과 함께 RCS 프로그램에 대한 기밀이 유출된 뒤 이탈리아 정부의 대테러 작전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이탈리아 경찰청은 2004년부터 RCS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일부 테러용의자들이 우리의 감청 사실을 알고 역정보를 흘리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해 대테러 작전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알렉산드로 판자 이탈리아 경찰청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前해킹팀 개발자들이 RCS 프로그램을 무력화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뒤 테러조직과 접촉하고 있다는 이탈리아 언론의 보도는 해킹팀 CEO인 다비드 빈첸체티가 언론에 불만을 토로한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라고 한다.

    다비드 빈첸체티는 지난 30일 언론에 “최근 (해킹팀) 내부자료 유출로 테러조직과 범죄자들만 걱정을 덜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이탈리아 언론들의 이 같은 보도는 곧 ‘PC 월드’ 등 다른 나라 언론을 통해 전달되었으며, 세계 IT 보안전문가들도 이 같은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들의 보도대로라면, 국정원 또한 RCS 프로그램 사용을 중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보도에 나온, '테러조직과 관련 있는 파키스탄 출신 미국 사업가'라면 알 카에다나 탈레반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해외에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들이 접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