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어려울 때 개인정치 하겠다 나선다면 동조 받기 쉽지 않을 것
  • ▲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기습적으로 내년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하고 나섰다. 그 의도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기습적으로 내년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하고 나섰다. 그 의도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갑작스럽게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나섰다.

    김태호 최고위원의 돌출행동에 여러 분석들이 엇갈리면서 정가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3일 오전 10시에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저를 뽑아준 시민여러분들께 용서받기 어려운 결정인 줄은 알지만, 이 선택이 그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마지막 양심이자 도리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연소 군수와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베인 스타의식과 조급증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다"며 "그 과정에서 초심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은 시들어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귀가 닫히고 내 말만 하려하고, 판단력은 흐려지고 언어가 과격해졌다"면서 "말은 국민을 원한다지만 그 생각의 깊이는 현저하게 얕아졌다"고 반성했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어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전 세계가 문을 열어놓고 무한경쟁을 하는 이 시대에 대한민국이 살아남으려면 정치도 진정한 실력과 깊이를 갖춘 사람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서럽고 힘들었던 지난 세월 내 어머님과 아버님이 눈물로 끌어오셨고 우리 후손들이 당당히 걸어갈 조국의 길에 최소한의 걸림돌이 되는 정치인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끝으로 "미래에 어울리는 실력과 깊이를 갖춘 김태호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보겠다"며 "한없이 고맙고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죄송하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끝마친 그는 취재진에 둘러싸여 장대비 같은 질문 세례를 받았다.

    이번 불출마 선언에 대해선 당 지도부나 당 대표와 상의한 것이 아니라며 정치적 고려 없이 내린 결단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자신의 최고위원직은 유지하겠다"며 "더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행보가 아니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제 자신의 실력과 깊이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론에서 시작한 불출마 선언이기 때문에 그런 고려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와 관련성에 대해서도 "그렇게 관련 지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세 차례에 걸쳐 거듭 주장하며 일부 비박(非朴) 인사들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그는 차에 오르는 순간 "정치는 항상 힘들지 힘들지 않은적은 없었다"며 "더 공부해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갖가지 의견이 난무하며 추측만 커지고 있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대선을 출마하기 위해 총선을 불출마 하려한다는 분석부터 다른 선출직인 지자체장을 노린다는 해석, 당청 소통이 필요한 청와대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확실히 확인된 것은 없는 상태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태호 최고위원의 지난 언행을 봤을 때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든다"며 "그러나 다른 지역도 아니고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 을을 지역구로 둔 정치인이 당을 버리고 자기 정치를 하겠다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라면 나중에 동조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