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야식당'ⓒSBS 홈페이지
    ▲ '심야식당'ⓒSBS 홈페이지

    밤 12시에 문을 여는 독특한 식당, 우리는 왜 굳이 이 야심한 시각, 구석진 곳에 위치한 심야식당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것일까. 고단하고 바빴던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시작할 힘을 찾을 수 있는 휴식처 같은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심야식당을찾는 손님들은 자신의 속 사정이 깊은 사연들을 털어 놓으며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공감을 구하고, 시청자들은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때로는 웃음을,또 진한 감동을 얻는다.

    드라마‘심야식당’은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혼을 실어 보는이의 머릿속에 강렬한 울림을 선사한다.

    “하루가 끝나고 사람들이 서두를무렵 나의 하루는 시작된다. 메뉴는 이것뿐, 손님들이 원하는대로 만들어준다. 굽이굽이 후미진 곳까지 찾아주는 이가 있냐고? 그게꽤 많다”

    매회 심야식당의 오프닝에서마스터 김승우는 담담한 목소리로 이 말을 꺼낸다. 이와 함께 작가는 손님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고그들의 입장에 맞추겠다는 마스터의 성향을 알리고 있다. 실제로 마스터는 늘 손님들을 바라보고 손님이하는 말을 조용히 듣고있다.. 

    그의 조용한 태도는 깊은 신뢰감을주며 말하는 사람으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드는 특별함이 있다. 관찰자 입장에 있는 마스터의시선은 시청자들의 눈과 맞닿아 있으며 마스터 캐릭터 자체에 대한 호기심과 극 전개에 대한 전반적인 궁금증을 자아낸다.


  • ▲ '심야식당'ⓒSBS 홈페이지



    “네가하는 선택을 끝까지 책임 질 수 있다면 그것은 옳은 선택이야. 매 순간의 오늘이 너의 미래를 바꿀 수있는 마지막 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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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 ‘메밀전’ 에피소드에서 비운의 하이틴스타 정운수 역을 맡은 심혜진은 우연히 심야식당을찾았다. 그곳에서 복잡한 가정사를 이야기하는 유정의 모습에서 자신의 과거를 보게 된 심혜진은 “괜찮다.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유정이 연기자를 꿈꾸는모습까지 닮은 자신을 발견한 정은수는 그녀에게 위와 같은 말로 응원했다. 

    이 대사는 단지 그들만의 이야기가아니다. 우리는 살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선택에대한 결과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책임은 온전히 본인의 몫이다.

    심혜진의조언은 불확실한 미래에 놓인 우리들에게 해주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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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햄버그스테이크 정식' 편에서 영식 역을맡은 지진희의 슬픈 대사다. 영식은 5년 전 아내와 이별하고딸 샛별이를 홀로 키우며 어렵게 마술사 생활로 생계를 이어가던 남자였다.

    하지만갑자기 간암 판정을 받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전 부인이 샛별이를 데려가려 했다. 이후 영식은 딸 샛별과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만남에서 하고 싶은 것을 질문했고, 샛별은 영식에게 "아빠와 마술이 제일 하고 싶다"고 해맑게 말했다. 이 때 영식은 위의 대사를 절제된 눈물연기와함께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자신의 죽음을 어린 딸에게 끝까지 감추고 싶어하는 아버지의애절한 심정을 극대화한 표현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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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어봤자내가 아는 맛이라고? 아니까 더 먹고 싶지! 가장 큰 문제는세상에 아는 맛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다이어트는 결국 의지의 문제더라고요. 음식의 유혹에 지지 않겠다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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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갈비 김치찜' 에피소드의 주인공 ‘뚱녀’ 역으로 등장한 박준면은 다이어트에 거듭 실패하며 깨우친 자신의 다이어트 철학을 내뱉어여성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 냈다. 여자라면 한 번 쯤은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실패한 경험이 있을것이다. 원론적이기만 한 다이어트의 의지를 표현하는 말을 통쾌하게 반박하는 그의 솔직한 대사는 여성들의답답한 마음 한 구석을 속시원한하게 뚫어준다.

    ‘심야식당’은 롱테이크(1~2분 이상의 컷이 편집 없이 길게 진행되는 것) 촬영 기법을 통해시청자들에게 대사 하나 하나를 더욱 깊이 되새겨 볼 수 있도록 한다. 다소 느리고 동적인 드라마, 처음에는 상당히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느림의 미학에서 오는깊이를 차츰 받아들이게 된다면 단순한 드라마가 아닌,우리 삶에 해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얻을수 있을 것이다. 은은하게 마음을 울리는 감성은 보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