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병국 전역명령 받은 부대원 18명, 우상화 작업 지시받자 탈영
  • ▲ 농사짓는 북한군의 모습. 북한군은 평소 하는 일이 농사짓기, 각종 공사 등의 작업이다. ⓒ조선 펍 화면캡쳐
    ▲ 농사짓는 북한군의 모습. 북한군은 평소 하는 일이 농사짓기, 각종 공사 등의 작업이다. ⓒ조선 펍 화면캡쳐


    독재정권 하에서 군 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죽도록 작업만 하던 장병들에게 ‘전역 명령’과 동시에 강제로 작업을 지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북한에서는 이런 지시를 받은 소대장과 병사 18명이 집단 탈영을 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 소식통들을 인용, “北인민군 공병국 제1여단 제대군인 18명과 지휘관 1명이 탈영을 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집단탈영을 한 군인들은 제대 명령을 받은 뒤에도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에 맞춰 함경북도 명천군 칠보산 자연공원 입구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모자이크 벽화 건설을 완료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집단탈영에는 소대장도 1명 포함돼 있어 북한 당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체포될 경우 어떤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함경북도 소식통들의 전언이라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들에 따르면, 소대장 1명과 병사 18명의 집단 탈영 소식을 들은 北인민군 총정치국은 이들의 신상정보를 전국의 인민군 경무국(한국의 헌병에 해당)과 보위사령부에 통보, 체포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또한 탈영한 장병들의 고향집에는 ‘체포조’까지 파견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이들을 노동당 창건 70돌까지 작업에 투입한 뒤 모두 양강도 김형직군 상창 노동자구에 있는 금광에 집단 배치할 계획이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번에 탈영한 군인들이 제대 후 집단으로 광산에 배치된다는 사실에도 불만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으로부터 제대 명령을 받고도 김일성과 김정일 우상화 공사와 건설공사에 강제 동원된 공병국 군인은 3,000명이나 되며, 이들 모두 금광으로 집단 배치될 계획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광산으로 배치되면, 인민군 부대에서만큼이나 많은 작업에 시달려야 한다.

    이런 ‘금광 배치’ 소식이 부대에도 퍼지면서, 지금도 제대를 앞둔 군인들의 탈영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 양강도 소식통의 이야기였다.

    양강도 소식통은 “인민군 공병국에 입대한 병사들은 복무 기간 동안 힘들게 건설 일만 해야 된다”면서 “제대하고 고향으로 갈 날만 꿈꾸던 군인들이 다시 광산에 집단 배치된다는 소식에 몹시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