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간부들에 내린 ‘친필 지시’에 적혀 있어…주요 보직에 젊은 사람 대거 기용
  • 2013년 5월 北인민군 313부대를 찾은 김정은. 나이 든 사람이라면 무조건 무시하고 싫어하는, 전형적인 '중2병' 증세를 앓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2013년 5월 北인민군 313부대를 찾은 김정은. 나이 든 사람이라면 무조건 무시하고 싫어하는, 전형적인 '중2병' 증세를 앓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후 ‘할배들’에 둘러싸여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북한정보 전문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전한 북한 소식 가운데 일부다. 김정은이 최근 노동당과 군부 등에서 나이 든 사람들을 내치고, 그 자리에 젊은 자신의 측근을 기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정은이 노동당 간부들에게 하달한 ‘친필 지시’에는 “늙은이들은 나에게 오기 전에 양치질을 하고 오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김정은의 ‘친필 지시’에는 “나이 많은 간부들이 김정은의 부름을 받거나 영접하게 되면, 묻는 말에 짧고 명확하게 답변하며, 제 자랑을 늘어놓는 무모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적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나이 많은 당 간부들의 입 냄새가 김정은의 건강과 기분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김정은을 만나기 전 반드시 양치를 해야 하며, 직접 말씀을 드릴 때에는 손으로 입을 가리라”는 등의 주의사항도 적혀 있다고 한다.

    NK지식인연대는 이 같은 이야기를 中단둥에서 만난 평양 출신의 노동당 간부를 통해 들었다고 한다. 이 노동당 간부는 김정은이 김정일의 3년 탈상을 끝낸 뒤 당, 군부의 많은 고위직을 교체하고 재배치했는데 대부분의 자리에 자신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젊은 사람들로 채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노동당 간부는 “김일성 고급 당학교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서기실에서 직접 학습실을 꾸리고, 새로 발탁된 젊은 간부들에게 당 조직 건설, 경제 지휘, 군중 동원 등의 내용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김정은은 노동당은 물론 내각 경제 관리에도 젊은 사람들을 배치하고 있으며, 2014년 총리로 임명된 임철웅(53세)이 대표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전의 총리들이 60대 후반부터 8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파격적인 인사다.

    또한 북한의 군수산업을 책임지던 전병호가 사망한 뒤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책임자 자리에도 조춘룡 제2경제위원장을 비롯해 홍승무, 홍영칠 부부장 등 젊은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다고 한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도 젊은 사람들로 대거 교체됐다는 것이 NK지식인연대를 만난 북한 노동당 간부의 설명이었다.

    이 같은 주장들이 사실일 경우 김정은이 집권 이후 벌인 ‘무차별 숙청’과 ‘널뛰기식 인사’가 사실은 그의 개인 취향을 반영한 인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된다.

    즉 아버지 김정일의 그늘을 벗어나 권력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경험이 많고 직언이 가능한, 나이 든 인사들을 배척하고, 자신에게 아부 잘 하고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들을 주변에 세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