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정보국(ONI) 분석관이던 1985년, 美중동 첩보활동 기밀누설로 무기징역형
  • ▲ 과거 美언론과 인터뷰한 조너선 폴라드. 복역 30년 만에 풀려날 예정이다. ⓒ美CNN 과거 보도화면 캡쳐
    ▲ 과거 美언론과 인터뷰한 조너선 폴라드. 복역 30년 만에 풀려날 예정이다. ⓒ美CNN 과거 보도화면 캡쳐


    1985년 美해군정보국(ONI) 분석관으로 재직하면서, 미국의 중동 지역 첩보활동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에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조너선 폴라드’가 30년 만에 석방된다.

    조너선 폴라드의 변호사들은 “오는 11월 21일 조너선 폴라드가 석방될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조너선 폴라드의 관선 변호인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폴라드에 대한 美정부의 가석방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폴라드는 아내와의 상봉을 기대하고 있으며, 그동안 집회를 통해 자신을 지지하거나 위로 편지를 보내준 사람들,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기도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올해 60세가 된 조너선 폴라드의 석방 소식에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기소 이유와 석방 배경, 그리고 지난 30년 동안 복역해오는 동안 이스라엘과 미국 간의 긴장 관계 때문이다.

    유대계 미국인인 조너선 폴라드는 1980년대 美해군정보국(ONI) 중동 분석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美정부가 중동 평화협정을 위해 추진했던 각종 첩보활동 내용을 몰래 이스라엘 모사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유럽 언론들은 조너선 폴라드가 이스라엘에 제공한 첩보가 매우 높은 가치를 가진 것이어서 “폴라드가 제공한 정보를 모사드로부터 보고받을 때는 마치 美백악관에서 보고를 받는 것 같았다”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조너선 폴라드는 美FBI(연방수사국)에 체포된 뒤 간첩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1985년부터 노스캐롤라이나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해 왔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1995년 그에게 이스라엘 시민권을 주고, 꾸준히 그의 석방을 위해 美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조너선 폴라드 석방’은 단골 주제가 됐다.

    하지만 CIA를 중심으로 한 美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역대 美대통령은 그의 석방을 허용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딕 체니 前부통령, 조지 테닛 前CIA 국장 등이 그의 석방을 격렬히 반대했다고 한다.

    한편 세계 언론들은 美정부가 조너선 폴라드를 30년 만에 석방하기로 결정한 것이 ‘이란 핵협상 합의’의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 내 유대계 사회와 공화당 일각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이란 핵협상 합의’가 과거 클린턴 정부가 저지른 최악의 실수라는 ‘美-北 제네바 합의’의 재판(再版)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정부의 반발은 오바마 정부를 걱정하게 만들 정도로 매우 격렬하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유대계 사회는 존 케리 美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이 “역사적인 일”이라고 자랑하는 ‘이란 핵협상 합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국제사회가 이란의 모든 지역을 샅샅이 살펴볼 수도 없고, 이미 알려진 핵 관련 시설도 국제기구인 IAEA가 한 번 사찰하는 것일 뿐이어서, 이란이 북한처럼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한다.

    이 같은 반발에 직면한 오바마 정부와 美민주당은, 이스라엘과 유대계 사회가 美공화당과 손을 잡고 AIPAC 등 거대 이익단체를 동원할 경우 2016년 대선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종의 ‘협상 카드’로 조너선 폴라드의 석방을 내세웠다는 것이 대다수 언론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