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자기반성 통해 혁신 진정성 어필하려는 본래 취지 벗어나
  • ▲ 새정치연합 이재명 성남시장의 셀프디스가 여론이 뭇매를 맞고 있다. 자기 반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정치연합 이재명 성남시장의 셀프디스가 여론이 뭇매를 맞고 있다. 자기 반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좋은 취지에서 출발해 호평을 받으며 시작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셀프디스' 캠페인이 정작 실행하는 의원들의 헛발질로 갈수록 산으로 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29일 "성남만 챙겨서 죄송하다"며 "총선을 나가지 않아 (전국구로 활동해야 하는데) 도움을 드리지 못했다"고 썼다.

    "성남을 위해 아직 할 일이 많기 때문"이라며 "총선에 나가느라 성남시장 자리를 떠나게 되면 성남 시민의 이익과 혜택을 온전히 지켜내기가 어렵다"고 했다.

    사실상 자기반성이 아니라 자기 자랑을 늘어놓은 셈이다. 자신만이 성남의 이익과 혜택을 온전히 챙겨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글에서 엿보인다. 요약하자면 총선에 나가 전국구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데 성남시장에 머물면서 성남시를 잘 챙겨서 죄송하다는 것이다.

  • ▲ 새정치연합 이재명 성남시장의 셀프디스. 그는 "성남 시민만 챙겨서 죄송하다"며 성남 시민을 잘 챙긴 잘못을 사죄한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자기 반성을 내놨다. ⓒ새정치민주연합 페이스북
    ▲ 새정치연합 이재명 성남시장의 셀프디스. 그는 "성남 시민만 챙겨서 죄송하다"며 성남 시민을 잘 챙긴 잘못을 사죄한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자기 반성을 내놨다. ⓒ새정치민주연합 페이스북

    이를 두고 "손혜원 홍보위원장의 당초 의도대로 전혀 흐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초 셀프디스 캠페인은 새정치연합이 야심차게 영입한 손혜원 홍보위원장의 첫 작품이었다.

    '처음처럼', '참이슬'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은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브랜드 제고와 이미지 쇄신이라는 특명을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 직접 나서서 "상품이미지 디자인, 네이밍 로고디자인 이런 면에서 대한민국 최고"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권을 가지고 총괄을 해 주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혜원 홍보위원장도 "제가 지금까지 했던 일이 여러 가지 로고나 브랜드나 말씀하셨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43%의 의석을 확보한 새정치민주연합이 20%의 지지율 밖에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렬한 '자기반성'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 박지원 전 대표에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갈수록 통렬한 자기반성은 사라지고, 자기 과시의 수단이 됐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 ▲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의 셀프디스. 이 때도 셀프디스치고 자기반성보다 자기 자랑의 분량이 더 많은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페이스북
    ▲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의 셀프디스. 이 때도 셀프디스치고 자기반성보다 자기 자랑의 분량이 더 많은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페이스북

    앞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인권변호사로 일하다보니 언성을 높이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이 30년을 살았다"며 "평생 쌓인 신중한 성격이 하루아침에 고쳐지기는 쉽지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셀프디스라고는 했지만 은연중에 인권변호사 경력을 자랑하려했다는 비판의 목소리와 그래도 자기 반성을 하는 모습이 참신하다는 의견이 엇갈렸었다.

    박지원 전 대표 역시 "같은 대한민국 땅에서 호남은 늘 뒷전이라고 생각해 헌신하겠다고 결심했다. 지금껏 차별받고 소외받은 지역이어서 저라도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는 나라, 국민을 외치겠다"는 자기 반성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최소한 문재인 대표는 카리스마가 없어서 죄송하다는 비판이라도 가했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호남이 소외당해 서러웠다는 고백이라도 했다"며 "이재명 시장은 성남을 너무 잘 챙겨서 죄송하다는 투인데 대체 어디가 셀프디스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셀프디스가 갈수록 자기반성과 거리가 멀어지자 답답해진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해 아예 "문재인 대표, 박지원 전 대표에 대한 디스를 해달라"며 "셀프디스가 성에 안차시는 분들을 위해 이곳에서 쓴 소리를 듣겠다"며 댓글을 받고 나섰다.

  • ▲ 새정치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를 직접 디스해달라며, 성에 차지 않은 셀프디스에 실망한 네티즌 달래기에 나섰다. ⓒ손혜원 홍보위원장 페이스북
    ▲ 새정치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를 직접 디스해달라며, 성에 차지 않은 셀프디스에 실망한 네티즌 달래기에 나섰다. ⓒ손혜원 홍보위원장 페이스북


    손혜원 홍보위원장의 '당의 중책을 맡고 있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앞장선 자기반성을 통해 혁신의지의 진정성을 홍보하겠다'는 야심찬 전략에도 불구, 이를 실행하는 의원들의 제대로 된 셀프디스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수많은 마케팅 전략을 성공으로 이끌면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온 '미다스의 손'도 제대로 된 자기 반성 조차 하지 못하는 새정치연합 앞에서는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