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보국 “2013년 4월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병원에서 사망” 설명
  •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가 사망했다. 그의 사망이 아프가니스탄에 평화를 가져올 지 봐야할 듯 하다. ⓒ美FBI 현상수배범 화면 캡쳐
    ▲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가 사망했다. 그의 사망이 아프가니스탄에 평화를 가져올 지 봐야할 듯 하다. ⓒ美FBI 현상수배범 화면 캡쳐


    오사마 빈 라덴의 절친한 친구로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지원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지휘하며, 미국과 전쟁을 벌였던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2013년 4월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사망했다고 2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실은 이날 “정부는 신뢰할만한 정보에 근거,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사망했음을 공식 확인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아프가니스탄 정보기관도 “오마르가 2013년 4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아프간 정부 관계자를 인용, “오마르가 질병으로 파키스탄에서 사망했으며, 아프가니스탄 남부 자불州에 매장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사망 소식을 접한 美정부는 “이 보도가 신뢰할 만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에릭 슐츠 美백악관 대변인은 “美정보기관도 관련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오마르의 사망에 탈레반 측은 별다른 반응은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中공산당 관영 신화통신은 탈레반 측이 “오마르 사망 소식은 단순한 선동일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지만, 독일 DPA 통신은 “탈레반이 오마르의 사망설에 대해 조만간 성명을 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오마르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면서, 탈레반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실은 “이번 일을 기회로 아프가니스탄 내의 모든 무장단체가 평화 절차에 합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지난 7월 7일 파키스탄에서 탈레반 대표단과 평화협상을 위한 첫 공식회담을 가진 데 이어 오는 31일에도 파키스탄에서 2차 회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는 1994년 10월 탈레반을 조직한 뒤 북부 동맹군을 몰아내고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한 바 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던 1996년부터 2001년 사이에는 ‘최고 지도자’ 역할을 맡았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美정부는 오마르에게 1,000만 달러(한화 약 110억 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하지만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에는 공식 석상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음성 또는 문서로 된 메시지를 발표해 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마르가 이미 사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