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세 2배 인상해 지역재정 확충… "가슴 따뜻한 정치 계속할 터"
  • 지난해 7월 30일 치러진 7·30 재·보궐선거를 통해 새로 15명의 의원이 선출된지 1년이 흘렀다. 최근 국회는 재보선을 1년에 한 번만 치르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재보선을 1년에 두 차례 치르는 것이 낭비적 요소가 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에는 옥석(玉石)이 있다. 재보선으로 당선된 지역구 의원이 일을 열심히 해서 지역구민들이 "우리 의원이 없었으면 정말 곤란할 뻔 했다"고 생각한다면 1년에 두 번이 문제가 아니라, 단 하루인들 지역구 의원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두려 하겠는가.

    7·30 재보선으로부터 1년, 당시 당선된 초선 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재조명해보는 〈뉴데일리〉의 기획 기사는 이러한 의도로부터 출발했다. 7·30 우수 의정활동 의원들의 지난 1년 간의 소회를 듣고, 앞으로의 다짐도 청취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7·30 재보선 1년] 우수 의정활동 의원으로부터 듣는다
    ① 김제식 (새누리당 서산·태안) 개발 가능성 1%도 놓치지 않는 '노력파'
    ② 홍철호 (새누리당 김포) "기업가 정신으로 김포 발전 이루겠다"
    ③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나주·화순) 현장에서 발로 뛰는 농어민의 대변인
    ④ 이개호 (새정치민주연합 담양·함평·영광·장성) 풍부한 행정 경력 바탕으로 지역발전 견인



  • ▲ 새정치민주연합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지난해 7·30 보궐선거로 당선된 뒤 등원 1주년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가슴 따뜻한 정치를 통해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만든다는 초심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뉴데일리 사진DB
    ▲ 새정치민주연합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지난해 7·30 보궐선거로 당선된 뒤 등원 1주년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가슴 따뜻한 정치를 통해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만든다는 초심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뉴데일리 사진DB

    "지난해 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20년까지 3조4000억 원의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피해가 예상되고, 그 중 상당 부분이 농수산업이다. 산자부에서 발표했던 내용과 차이가 큰데, 산자부가 피해 규모를 과소평가한 것은 아닌가? 실질적으로 농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FTA 피해보전직불) 제도가 개선이 돼야 한다."

    지난 6월 22일, 새정치민주연합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이 경제 부문 대정부질문에 나서서 던진 질의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 확산 사태로 전국이 어수선하던 시절, 대정부질문에 나선 의원들은 다투어 메르스에 대해 묻고 또 물었지만, 이개호 의원은 메르스에 대해 질의하면서도 한·중 FTA와 외국 농산물 수입 확대로 도탄에 빠진 우리 농가의 어려움을 정부 각료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감염병은 언젠가 가라앉을 것이고 또 실제로도 그렇게 됐지만, 농민들이 처해 있는 구조적인 어려움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소속 정당에서 지역민과 농어민의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는 이개호 의원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으로 한·미 FTA 체결 시에는 전국적으로 큰 논란이 일었지만, 정작 우리 농가에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한·중 FTA는 큰 문제제기 없이 스리슬쩍 체결됐다. 이 와중에 중국산 농산물의 대량 수입으로 고스란히 피해에 노출돼 있는 농어민을 위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역시 이개호 의원이다.

    이개호 의원은 지난해 7·30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당선 직후 바로 원내부대표로 선임돼 원내대표단에 진입했다. 광주·전남 출신으로는 유일한 원내부대표였다. 목포·여수·광양 부시장과 전남도 문화관광국장·자치행정국장 등을 역임하고 행정부지사까지 지낸 행정 경력이 지역을 대변하기에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후 임기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 등원하는 의원인 만큼 '준비된 인재'가 필요하다는 지역 여론에 부응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이미 내년(2015년) 예산이 편성된 뒤였지만 신규로 110억 원의 예산을 증액했다. 올해에도 1월에 30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확보한 데 이어 5월에도 21억 원을 추가 배정받았다.

    이 역시 전남도 행정부지사까지 지냈던 행정 경력으로부터 비롯된 넓고 깊은 시야로 지역 현안을 심도 있게 파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개호 의원실 관계자는 "사업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숙지한 상황에서 정부 부처를 방문하는 등 발로 뛴 결과물"이라며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지역구 예산 지원은 보궐·초선의 한계를 극복한 이례적 성과라는 평을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활동이 높이 평가받은 것일까. 이개호 의원은 올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위원으로 선임됐다. 다음년도 예산을 다루는 자리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나 들어가기를 선망하고, 이 때문에 동료 의원들 사이에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개호 의원은 큰 논란 없이 예결특위에 입성한 것이다.

    불과 1년밖에 안 지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지역구를 위해 많은 활동을 펼친 이개호 의원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보람을 느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개호 의원은 "원전세를 2배 인상해 지역 세수를 증대시킨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그는 "원자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 세율을 2배 인상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발의해 지난해 12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켰다"며 "영광군 지방세수가 15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증가해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방재정의 위기'라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는 시기에, 지역구인 영광군의 곳간을 튼튼하게 만든 것이다. 게다가 다른 지역의 몫을 빼앗아오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방식으로 지방재정을 확충했기에 더욱 높이 평가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원전세가 지나치게 낮아 원전이 소재한 지역민의 불만이 컸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중장기적 전력 수급 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개호 의원이 원전세를 인상시킨 것은 단순히 지역구의 재정만 챙긴 것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이로움을 가져오는 법안이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남 장성군의 잔디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준 일화도 주목할 만하다. 장성군은 전국 잔디의 60%를 생산하는데 20년째 토양 유실이 계속되면서 침수 피해를 입고 있었다.

    이개호 의원은 당선 이후 금귀월래(金歸月來 : 금요일에 지역구로 내려가 월요일에 국회로 돌아옴)를 계속했고, 국회 비회기 중에는 해외출장까지 반납하면서 지역구 4개 군(郡)의 경로당을 순회했기에 이같은 지역 민원을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즉시 관련 부처에 객토 사업의 필요성을 건의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사업비로 올해 국비 25억 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처럼 열심히 지역구를 위해, 국정을 위해 발로 뛴 이개호 의원이지만 근심은 있다. 호남 민심이 소속 정당인 새정치연합으로부터 나날이 이반하는 것이 걱정이다.

    이개호 의원은 "연이은 선거의 패배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당의 현실에 씁쓸하다"며, 올해 4·29 재보선 완패를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과, 특히 호남 민심의 내심은 새정치연합이 잘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호된 비판을 보내는 것은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심정이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개호 의원은 올해 6월 윤리심판원 위원으로 선임됐다. 윤리심판원은 올해부터 결정 사항에 대해 당무위 의결이 필요 없이 바로 최종 판단이 되도록 바뀌면서 위상이 대폭 강화됐다. 연이은 막말과 돌출 행동으로 인해 민심이 떠나고 당 지지율이 낮아지는 와중에서 핵심적인 당직을 수행하게 된 셈이다. 특히 그 자신의 근심거리에 비추어보았을 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7·30 당선 이후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온 지난 1년 간의 의정 활동을 되돌아볼 새도 없이, 어느덧 차기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만일 지역민의 선택을 받아 재선(再選)된다면, 이개호 의원이 역점을 두고 계속해서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무엇일까.

    이개호 의원은 "농어촌 지역구 의원으로서 농어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지방의 미래, 농업의 희망 찾기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재선된다면 20대 국회에서는) 상임위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 반드시 배정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희망대로 된다면 국회 관례상 재선 의원으로서 농해수위의 간사도 맡을 수 있다. 농어촌의 대변자로서 역할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또 "균형 잡힌 국가 발전을 위해 정부 정책의 온기가 전국에 골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변함없는 정치 목표는 '가슴 따뜻한 정치'를 통한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