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무조건 믿어 달라고 하는 곳? 김광진 "사이비종교 지칭"
  • ▲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비례대표)의 이른바 '교회 폄훼'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비판에 이어 기독교 단체들이 김 의원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교회연합회(대표회장 양병희 목사)는 29일 새정치민주연햡을 향해 김광진 의원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면서, 만에 하나 납득할만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표로서 엄중히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김광진 지난 27일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믿어 달라고 한다. 저 안(회의장)은 교회 분위기"라고 말했다. '교회는 근거도 없이 무조건 믿어 달라고 하는 곳'으로 해석돼 '교회 비하'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서도 "지금 정보위 회의장이 거의 '종교시설' 같이 돼 버려서 '다 믿어 달라. 저희는 감청도 하지 않았고 민간인 사찰도 하지 않고 카톡도 열어 보지 않았다'며 하지 않았으니 믿어달라는 말만 반복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지금 '종교시설'이라고 표현하셨느냐"고 되묻자 김 의원은 "그렇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김광진 의원은 정보위와 국회, 교회 모두를 조롱했다"며 "정보위 전체위원의 소신과 전문성, 상임위에 대한 책임감 등을 무시한 무책임한 발언이자 교회나 교인에 대한 크나큰 결례가 될 수 있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 ▲ 김광진 의원에 대한 규탄 성명을 요구한 한국교회연합ⓒ한국교회연합 홈페이지
    ▲ 김광진 의원에 대한 규탄 성명을 요구한 한국교회연합ⓒ한국교회연합 홈페이지

    논란은 정치권을 넘어 사회적 파장으로 연결됐다. 한국교회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김광진 의원의 발언은 한국교회 1천만 성도 뿐 아니라 전 세계 기독교인들을 폄훼하고 모독한 것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격노했다.

    한국교회연합회는 "김 의원의 발언을 듣고 우리는 충격과 함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말이 시정잡배가 아닌 대한민국 제1야당의 국회의원 입에서 나왔다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개탄했다.

    특히 이들은 "김광진 의원의 발언은 한국교회 1천만 성도 뿐 아니라 전 세계 기독교인들을 폄훼하고 모독한 것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면서 "기독교를 마치 미신 사교집단쯤으로 여기는 자가 어떻게 제1야당의 국회의원이 될 수 있으며, 민의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나아가 한국교회연합회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를 향해 "공식 해명과 망발을 한 당사자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우리는 당사자의 왜곡된 종교관을 탓하기보다 무지로 교묘히 포장된 종교편향적 사고의 위험한 실체를 마주보며, 이런 인식을 부끄럼 없이 밖으로 당당히 드러내는 인물을 비례대표로 선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수준 또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한국교회연합회는 또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번 김 의원의 발언은 기독교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무책임의 극치이며, 스스로 자신이 속한 정당의 수준을 깎아내린 자승자박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우리는 1천만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영성을 매도하고 모독한 당사자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그러나 만에 하나 납득할만한 조치가 없을 시에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대한민국 제1야당에 걸었던 기대와 희망을 포기하고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표로서 심판을 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 ▲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 모습.ⓒ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 모습.ⓒ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한 발 더 나아가 "교회를 우습게 보는 정치인, 사과하고 정치계를 떠나라"는 논평을 내고 김광진 의원의 정계 퇴출을 요구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김광진 의원은 1,000만 명 한국 기독교인들을 대놓고 모욕했다"며 "국정원의 해킹 의혹과 한국교회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인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막말이요, 저질스러운 언어다. 국민의 대표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김 의원의 '무조건 믿으라는 교회' 발언을 거론하면서, "김광진 의원의 눈에는 한국교회 1,000만 성도가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도 없는 맹신자로 보이는가? 그렇게도 무식하게 보이는가? 대한민국의 20%이상이 기독교인이며, 사회 각계각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모르는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이는 기독교에 대한 '종교편향'과 '종교혐오'를 하려는, 의도된 악의적 발언이다"며 "김광진 의원은 이에 대해 한국교회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더 이상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과 자격이 없으므로, 정계를 스스로 떠나라"고 일갈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끝으로 "한국교회는 (김 의원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강력히 대처하겠다"며 "이런 정치가들이 국민의 대표로 있는 한, 한국 정치에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광진 의원 측은 기자와 통화에서 교회 비하 논란에 대해 "일반 교회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사이비 종교를 지칭하려다 말이 그렇게 나온 것이다. 김 의원은 예전부터 교회를 다니고 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 교회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국교회연합회 등의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사과는 의원님이 결정할 문제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