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이란 핵 협상 일정 늦어져… 차관보 대신 보내 '사과'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회동이 무산됐다. 김무성 대표의 방미 외교 일정 중 최고위급 만남이 좌절된 것이다. 김 대표가 워싱턴 D·C 일정 내내 한미 동맹을 강조한 모습과 이번 면담의 불발이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있다. 외교·정치력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5일 출국한 김무성 대표는 한국 시각으로 28일까지 워싱턴 일정을 소화했다. 김 대표는 미 의회 내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멤버들과의 자리에서 "피로 맺은 전우애는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라며 "미래 한미 동맹의 정신적 근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하원의장 출신인 민주당 낸시 팰로시 하원 원내대표와의 만남에서도 "한미 동맹의 확인이 가장 중요한 방미 목적"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 참석한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우리에겐 역시 중국보다 미국"이라며 "미국은 대체 불가능한 동맹"이라고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 대표가 수 차례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는 이유 중에는 한미 동맹과 관련해 성과를 거두려는 것과 함께 자신의 외교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존 케리 장관이 손바닥을 마주쳐주지 않아 김 대표가 난감한 상황에 놓인 실정이다.

    존 케리 장관은 28일 오후 미 의회에서 진행된 이란 핵 협상 일정이 지연되면서 김무성 대표와의 면담 시간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케리 장관은 자신 대신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통해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케리 장관의 입장에선 본의아니게 김무성 대표를 바람 맞힌 격이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케리 장관의 일정상 김 대표와의 미팅은 일과의 우선순위에 들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에 새누리당 황진하 사무총장은 29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 대표의 민망한 입장을 대변하고 나섰다.

    황 사무총장은 "면담이 안된 건 사실인데, 어제 오후 1시 45분(현지시각)에 미 의회에서 이란 핵협상 관련 보고와 청문회가 있었다"며 "이게 지체되다보니 시간내에 돌아오지 못한 것 같고, 그래서 김무성 대표가 기다리다가 다음 스케줄 때문에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대표는 29일 오전 뉴욕으로 이동해 컬럼비아대학교 특강과, 국내기업의 뉴욕지사 관련자 간담회를 갖는다. 30일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