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정수 확대, 국민 동의 얻을 수 없어… 혁신위 기대 사라질 것"
  • ▲ 최근 지방 순회 강연에 나서기 시작해 신당 창당을 향해 다시 성큼 한걸음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최근 지방 순회 강연에 나서기 시작해 신당 창당을 향해 다시 성큼 한걸음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전국 순회 강연을 통해 민심 속으로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신당 창당과 무소속 연대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한 끝에 창당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천정배 의원은 27일 대전YMCA에서 '한국의 미래와 한국 정치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천정배 의원은 "신당이라면 전국적 개혁정당으로, 2017년 반드시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수권정당이 돼야 한다"며 "기성정치인이라 해서 배제해야 할 것은 아니지만, 무능하고 낡은 인물이 아니라 참신하고 헌신적이며 유능한 인물들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당의 청사진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10주간 매주 금요일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개최해 온 천정배 의원이 마음 속에 모종의 신당상을 굳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천정배 의원은 이날 "루스벨트는 대공황 이후 미국의 정치 지형을 완전히 바꿨다"며 "나와 함께 한국 정치를 완전히 재구성할 루스벨트를 찾기 위해 이곳 대전에 왔다"고도 했다.

    천정배 의원은 내달 4일 전북 전주에서 2차로 지방 순회 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천정배 의원실 관계자는 "전북 이후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전국을 순회하며 강연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신당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전에 민심을 청취하고 수렴하는 과정"이라고 귀띔했다.

    "특정한 메시지를 던지기보다는 오히려 민심으로부터 듣는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순회 강연 과정에서 당신의 생각을 일부 밝힐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호남에서 순회 강연이 열리는 것은 첫 번째로 열렸던 대전 순회 강연보다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의 민심 이반이 전북을 비롯한 호남 지역에서 특히 심각하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전북도당이 얼마 전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호남 신당'의 지지율이 새정치연합보다 높게 나오기도 했다.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은 이와 관련 "전북의 지역민들이 새정치연합에 대해 대단히 실망하고 우려하고 있다"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고민해야 할 문제이지 '(여론조사 질문에서) 유도한 것 아니냐'고 외면하려 할 것이 아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 ▲ 최근 지방 순회 강연에 나서기 시작해 신당 창당을 향해 다시 성큼 한걸음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최근 지방 순회 강연에 나서기 시작해 신당 창당을 향해 다시 성큼 한걸음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전북 순회 강연에서 읽히는 민심의 추이와 대중의 반응에 따라 천정배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되고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고 전망되는 이유다.

    한편 천정배 의원은 29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신당 창당과 의원 정수 확대를 비롯한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천정배 의원은 "나의 지역구인 광주만 본다면 80~90% 정도로 압도적으로 신당을 만들라고 한다"면서도 "광주나 호남에 한정된 증상은 아니고, 전국적으로 많은 분들이 새정치연합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당을 만든다면 내년 총선을 겨냥해야 할테니 그렇게 많은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빠르면 9~10월,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신당을 창당할 것을 시사했다.

    나아가 "여야 간에 극한 대립을 하는 듯 하지만 실은 진입 장벽을 만들면서 정치가 극히 기득권화돼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는 현역 의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현재 당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 당을 나온다는 게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어느 순간에 가면 현역 의원 중에서도 함께 할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정치연합을 향해서는 "최근에 혁신위 활동도 있고 여러 가지 모습이 보이지만, 비전과 수권능력을 상실했고 자체 혁신을 통해 살아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혁신위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신당에 대한 기대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지난 26일 제안한 의원 정수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천정배 의원은 "현재 여야 정치권은 국민들에게 의원 정수를 늘려달라고 할 만큼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덜컥 (의원 정수) 증원부터 이야기해서는 도저히 국민적인 동의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