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초중반 출생자↑‥대학진학 후 군대가는 풍토 탓
  • ▲ 훈련받는 신병모습.ⓒ뉴데일리DB
    ▲ 훈련받는 신병모습.ⓒ뉴데일리DB


    요즘 "군입대가 대기업 입사보다 어렵다"는 말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군 입대를 향한 청년들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예년에 비해 늘어난 입영 대상자들과 함께 조금이라도 편한 곳으로 유리한 시기에 입대하려는 대상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 때문이다.

    병무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오는 9월 입대가 예정된 육군 기술·행정병 모집 중 39사단 야전공병 경쟁률은 94.2대 1을 기록했다. 4명을 뽑는 50사단 야전공병 모집에 무려 755명이 몰린 것이다. 뒤이어 51사단 야전공병은 59.6대 1, 육군훈련소 야전공병은 56.4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 입대 경쟁률은 지난 3월 입대 50사단 야전공병 기술·행정병 모집으로 18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불어 지난해 최고 경쟁률은 올해보다 2배 높은 334대 1로 32사단 야전공병 3월 입대 모집으로 기록됐다.

    ◆ 1991년~1995년 출생자‥다른 해보다 월등히 많아

    군입대 경쟁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로는 입영 대상자의 수가 다른 해보다 월등히 많다는 사실이다. 실제 입영 대상자들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출생자는 지난해 입영 대상자 보다 약 10만 명이 늘어났다.

    이런 현상을 해결하고자 군 당국은 올해 9,300명과 내년 7,000명을 추가 입대 시키고 현역 판정률을 90%에서 85%로 낮추고 있지만, 경쟁률 낮추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입대 인원이 유지된다면, 2022년까지 입대 대기자가 21만 명에 달하는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역 판정률을 낮추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됐다"며 "하지만 8년 뒤인 2023년이 되면 입영 대상자 수가 다시금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돼, 그때가 되면 또다시 현역 판정률이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 신체검사를 받고 있는 군입대 대상자들의 모습. ⓒ뉴데일리DB
    ▲ 신체검사를 받고 있는 군입대 대상자들의 모습. ⓒ뉴데일리DB

     
    ◆ 군 입대, 복학·취업 유리한 3월·9월‥'경쟁률' 가장 높아

    군입대 경쟁률이 높은 또다른 이유는 복학과 취업에 유리한 시기에 입대하려는 대상자들의 심리를 들 수 있다.

    1년 중 입대 경쟁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3월과 9월로, 다른 시기에 비해 많게는 2배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한 달에 1,000여 명을 뽑는 해병대의 2015년 해병대 모집 실적에 따르면, 1월 해병대 지원자는 4,900여 명인데 반해 3월 지원자는 9,900여 명에 달한다. 

    군 입대를 준비하는 서울 Y대학 김 모군은 "2015년 1월과 2015년 3월에 육군에 입대했다고 가정하면, 제대시기는 각각 2016년 10월과 2016년 12월이 된다"며 "학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10월과 방학에 들어선 12월에 제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이고 말했다.

    이어 "12월에 제대하는 학생들은 10월에 제대하는 학생들에 비해 가족과 주변 지인들의 눈총에서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다"며 "높은 청년 실업률로 인해 수많은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유리한 시기에 군 입대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 ▲ 전방지역에서 근무하는 병사들 모습.ⓒ뉴데일리DB
    ▲ 전방지역에서 근무하는 병사들 모습.ⓒ뉴데일리DB

    ◆ 전방보단 후방‥향토보병사단 선호도 높아

    군입대 경쟁률이 높은 마지막 이유는 입영 대상자들이 선호하는 근무지가 후방지역이라는 점에 있다.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한 강원도 철원의 3사단과 6사단의 경쟁률도 20대 1을 넘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같은 시기 후방지역 경쟁률을 보면 이 같은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9월 입대 기술·행정병 모집에 대한 경쟁률 순위를 보면, 경쟁률 1위를 기록한 39사단은 경상남도내 3개 연대를 관장하는 향토보병사단으로 경상남도 함안군에 주둔하고 있다. 또한 경쟁률 2위 51사단은 수도군단 예하 향토보병사단으로 경기도 화성시에 있다.

    이어 3위와 4위, 5위를 기록한 육군훈련소와 50사단, 32사단도 각각 논산, 대구, 공주에 주둔하고 있으며, 50사단과 32사단도 역시 향토보병사단이다.

    한편, 이 같은 현상에 병무청 관계자는 "많은 입영 대상자들이 후방지역 군부대가 전방지역 군부대에 비해 편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며 "후방 부대로 입대해도 일부 인원은 강원과 경기지역 전방 부대에 배치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군 평균 경쟁률이 5대 1을 웃돌고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1학년을 마치고 입대하려는 풍토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입대를 향한 청년들의 치열한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