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사용자가 찍은 사진, 데일리메일, 더 미러, 가디언 등 英언론들 주요 기사로 다뤄
  • ▲ 일베저장소 사용자가 지난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여행 중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일베저장소 화면캡쳐
    ▲ 일베저장소 사용자가 지난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여행 중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일베저장소 화면캡쳐


    지난 7월 5일 정오 무렵,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의 한 사용자가 영국 런던을 여행하던 중 찍은 사진이 영국 현지 언론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일베 사용자가 사진을 찍은 것이 논란거리가 아니라, 사진 속 한 남성의 모습 때문이다. 바로 테러조직 ISIS를 상징하는 깃발을 두르고 런던 중심가에 있는 英국회 앞을 활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베 사용자가 찍은 사진에는 서남아시아계로 보이는 한 남성이 여자아이를 무등 태워 걷고 있다. 여자아이의 손에도 작은 ISIS 깃발이 들려 있다. 그 옆으로는 걸스카우트로 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남성의 뒤로는 英국회 건물(일명 ‘빅벤’)이 보인다.

    이 사진은 곧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영국 현지에까지 알려졌다. 영국 언론들은 사진을 본 뒤 현장에 있던 경찰들을 취재했다. 영국 언론의 확인 결과 이 사진은 ‘사실’이었음이 확인됐고, 영국 경찰은 이 남성을 보고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영국 언론들은 경찰의 대응을 맹비난했고, 경찰은 즉각 성명서를 내놨다.

  • ▲ 일베저장소 사용자가 올린 사진 가운데 한 장. 뒤로 보이는 것이 英의회 건물, 일명 '빅벤'이다. ⓒ일베저장소 화면캡쳐
    ▲ 일베저장소 사용자가 올린 사진 가운데 한 장. 뒤로 보이는 것이 英의회 건물, 일명 '빅벤'이다. ⓒ일베저장소 화면캡쳐


    영국 경찰은 “사진 속 남성을 봤지만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때문에 당시 거리에 있던 경찰도 이 남성을 체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경찰은 또한 “ISIS의 깃발을 들고 다닌다고 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영국 경찰의 성명에 영국 언론은 물론 국민들도 크게 분노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데일리 메일의 경우 기사를 공유한 사람이 3만 3,000여 명이나 될 정도다.

    이들은 “ISIS 깃발을 두르고 지지를 표시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런던 한 복판을 걷는 것이 어떻게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게 아니냐”며 경찰과 정부를 비판했다.

  • ▲ 英일간지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은 이 사진을 주요 기사로 다뤘다. ⓒ英데일리 메일 온라인 보도화면캡쳐
    ▲ 英일간지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은 이 사진을 주요 기사로 다뤘다. ⓒ英데일리 메일 온라인 보도화면캡쳐


    영국 언론과 국민들이 이처럼 경찰에게 분노하는 것은 7월 7일이 런던 테러 10주기가 되는 날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005년 7월 7일 아침 출근시간에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지지하는 세력들은 런던 지하철과 2층 버스 등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를 저질렀다.

    이 테러로 56명이 사망하고 7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영국 정부는 정보기관 MI5와 MI6, GCHQ 등을 이스라엘 모사드, 독일 BND, 미국 CIA, NSA 등과 연합토록 해 ‘오버트 작전’을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