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소집으로 거취 경각에… 막내리는 유승민~이종걸 시대
  •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의원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마음을 정리하는 듯 야당에 우호적인 멘트를 날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여론에 밀려 유승민 원내대표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7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본회의에 부의된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불참하고, 그도 모자라 심야에 단독 본회의를 속개해 크라우드펀딩법 등 60개 법안을 일괄 처리한 것을 격렬히 규탄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국회법 재의 표결에 불참한 반면 나머지 안건은 단독으로 처리했다"며 "헌법에 규정된 입법권을 저버리고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유정회(유신정우회)를 설립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의 '배신' 한 마디에 160석 거대 여당은 국민을 배신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혹독한 시간을 가질 수도 있겠다"며 "모든 책임은 여당과 청와대가 질 것"이라고 향후 의사 일정 파행을 경고했다.

    하지만 이종걸 원내대표는 여야 협상의 파트너였던 유승민 원내대표를 콕 찝어 비판하지는 않았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법 개정안 표결 불성립 직후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에서도 유승민 원내대표의 입장을 배려해 이후 법안 처리에 참석하자고 주장했으나, 당내 강경파의 반대 의견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던 바 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국회법 표결 때 의회민주주의가 둥둥 떠내려가는 것을 새누리당이 좌석에 앉아 멀거니 바라만 보는 것을 봤다"며 "어린애가 떠내려가도 바라만 보지 않을까 하는 불신이 생기더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이 당대표에게도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삿대질을 하는 등 정치 도의의 실종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새누리당이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동정했다.

    이날 같은 시각에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에 화답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법 재의에 대한 투표 과정에서 여러 유감스런 일들이 있었다"며 "여러 안타까운 상황들이 발생해 그 이후로 야당이 당초 합의를 지키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어 "야당이 (합의를) 지키지 못한 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야당 원내지도부의 마음도 다 이해한다"고 토로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권고안을 상정할 의원총회를 8일 오전 9시에 소집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는 경각에 놓이게 됐다.

    여당 원내대표로서 이례적으로 "야당의 사정을 이해하고, 원내지도부의 마음도 다 이해한다"고 털어놓은 모두발언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신변 정리를 앞두고 그간 자신을 배려한 이종걸 원내대표를 향한 진심을 드러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