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이정현은 발언 거부, 김무성은 눈 감고 있어
  •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6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태도를 압박하고 나섰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6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태도를 압박하고 나섰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친박 좌장'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6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2일 김태호 최고위원의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종용 발언 도중 김무성 대표가 일방적으로 회의를 산회한 것과 그 직후 김학용 대표비서실장이 욕설을 한 것 등을 문제삼았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목요일 회의 직후에 있어서도 안 될 해괴망측한 일이 벌어졌다"며 "오늘 회의에서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고, 적절한 당 차원의 대응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일절 얘기가 없어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오늘 회의 직후 최고위원들이 모여서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의견을 모아야 한다"며 "정치 사상 이런 막말은 부끄럽고 처음 듣는 말이며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내내 김무성 대표는 눈을 감은 채 듣고만 있었다.

    서청원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단순히 김학용 실장에 대한 징계 요구를 넘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김무성 대표의 태도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김태호·이정현 최고위원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던 반면 정작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한 발 물러서 있었다. 전면에 나서지 않던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무성 대표를 향해 사실상 '결단'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친박계의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까지 나선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가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지난 2일 최고위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해 김무성 대표와 갈등을 빚은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SNS를 통해 유승민 원내대표의 행태를 '망은'이라고 지칭했던 이정현 최고위원도 발언 기회를 사절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최고위원의 침묵은 거친 발언보다 더 큰 압박"이라며 "여럿이 재반복 하는 것보다 서청원 최고위원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침묵임을 김무성 대표가 모를 리 없다"고 평했다.

    한편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유승민 원내대표와 15분 가량 독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대를 마친 유승민 원내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대화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모종의 결단을 재차 촉구하지 않았겠느냐는 방향으로 바라보고 있다.

    앞서 친박계 의원들은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에 부의되는 6일을 유승민 원내대표의 자진사퇴 시한으로 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