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최고위 정상화 노력에 찬물… 野 투톱, 의총장서 악수조차 안해
  •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 강행에 반발해 최고위원회에 불참하고 있는 유승희 최고위원을 문재인 대표의 면전에서 두둔하고 나섰다.

    부천 러브샷·플라자호텔 심야 마라톤 회동 등으로 애써 갈등을 서둘러 봉합해보려 했지만, 당대표~원내대표 투톱 간의 균열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새누리당이 유정회(유신정우회)로 전락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국회법 개정안 재의에 대한 새누리당의 표결 참여를 거듭 촉구하면서도 "약속한 이후의 일정에 관해서는 안간힘을 다해 스스로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아가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팔꺾기에 국회를 버리려 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그대로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회를 지키려 하는 우리 당을 (국민들이)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 표결에 불참하더라도,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크라우드펀딩법 등 60개 민생경제법안은 차질없이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국민에게 다시 희망을 주는 것은 오늘 새누리당의 선택에 달렸다"며 "새누리당의 올바른 선택을 국민과 함께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는 새누리당의 선택에 따라 민생경제법안의 처리를 연계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원내사령탑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원내 현안에 대한 대응 방안에서 문재인 대표와 입장을 달리하는 발언을 바로 뒤따라 한 셈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끝으로 한말씀 드리겠다"며 "유승희 최고위원이 이번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 절차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아직 최고위원회의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 ▲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원내대표 투톱 간의 균열이 계속되고 있다. 유승희 최고위원의 당무 거부를 둘러싸고서도 두 사람은 여과 없이 이견을 노출했다. 사진은 과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와 유승희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원내대표 투톱 간의 균열이 계속되고 있다. 유승희 최고위원의 당무 거부를 둘러싸고서도 두 사람은 여과 없이 이견을 노출했다. 사진은 과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와 유승희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어 "유승희 최고위원이 제기한 그 당시의 구체적 문제들, 표결 과정에서 위임이 없었다고 말씀한 것에 대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유승희 최고위원이 하는 것은 당을 위한 정당한 노력이라고 믿는다"고 동조했다.

    새정치연합 당헌·당규상 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주요 임명직 당직은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는 지난달 23일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최재성 사무총장의 임명을 강행했다. 그 전날 열렸던 최고위원회의에서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게 이유였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위임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20분 이상 간곡하게 진언했다"며 "당헌을 위배한 당직인선 발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나는 어느 계파에 줄을 서서 내 편이 하면 다 옳으니 따라야 하고 남의 편이 하면 다 매도하는 식의 정치는 참기 어려워하는 사람"이라며 "계파에 줄을 대서 특정 계파의 대표에게는 무조건 찬성하거나 또는 무조건 반대하는 불의한 작풍이 당을 서서히 질식시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승희 최고위원이 이러한 주장을 하며 지난달 23일 이후로 최고위원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있는데 부담을 느낀 문재인 대표는 2일 이종걸 원내대표와의 심야 마라톤 회동에서 "주승용~유승희 최고위원의 당무 복귀를 함께 설득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무 복귀를 설득하기는 커녕 유승희 최고위원의 당무 거부와 최고위 불출석에 대해 '이유 있다'며 "당을 위한 정당한 노력"이라고 말한 셈이라, 문재인 대표의 최고위 정상화 노력에 면전에서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문재인 대표는 전병헌·오영식·추미애·이용득 등 타 최고위원의 모두발언이 이어지는 등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서류만 뒤적이는 등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문재인 대표의 바로 옆에 앉았으면서도 대표 쪽으로는 시선을 향하지 않은 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등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최고위원회의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이종걸 원내대표가 뒤늦게 입장해 문재인 대표의 옆자리에 와서 앉을 때 문 대표는 악수는 커녕 시선조차 돌리지 않는 등, 둘 사이에는 불편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