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의원 총회' '조기 전대'등 경우의 수 고려하는 가운데…
  •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로 되돌아오면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친박(親朴)계가 '사퇴 데드라인'으로 정한 7일이 다가오자 정치권의 관심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와 이를 둘러싼 당 내 계파 갈등에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 달 25일 이후 줄곧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당청(黨靑)갈등을 유발했다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달 25일, 국무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를 지목해 "정치가 정도로 가지 않고 오로지 선거에서만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정쟁으로만 접근하고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리고 국민의 삶을 볼모로 이익을 챙기려는 구태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그는 "국민들께서 선거에서 잘 선택해주셔야 한다"며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이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사과했다. 지난 달 26일 "박근혜 대통령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어떻게든 공무원 연금 개혁을 꼭 이뤄내서 이 정부의 개혁성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저나 당 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 모두의 진심이었다"고 했다.

    또 유승민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도 100% 만족스럽지 못하셨지만 그래도 공무원 연금개혁의 국회 통과를 가장 절실하게 원하셨던 것으로 믿었다"며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저희들에게 마음을 푸시고 마음을 열어주시길 기대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여당 내 친박계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았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서청원, 이정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급기야 지난 29일 오후 3시에는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소집 돼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거취문제를 논의했다. 또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여당 내 일각에서는 '의원총회에서 투표로 재신임 여부를 가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 상태다. 

    하지만 결국 친박계가 우선 6월 국회가 종료되는 7일까지 기다려 보자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되돌아온 국회법을 마무리 지은 뒤에 사퇴를 논의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사퇴 요구는 계속 줄을 이었고 압박의 강도도 갈수록 높아졌다. 

    친박계인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지난 1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퇴하리라고 보고 또 사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예 작심한 듯 "콩가루 집안이 잘 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개인의 권력의지도 중요하지만 이 정권의 안정과 당의 단합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고 발언해 최고위원회의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

    거센 사퇴요구에 대해 유승민 원내대표는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퇴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소 우세하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6일 이후의 일정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오는 7일로 6월 임시국회가 끝나기 때문에 8일 부터 7월 임시회를 열어 추경 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에도 국회운영위원회에 위원장으로 참석해 "다음 운영위 일정을 오는 7일 오후 2시로 하겠다"고 못 박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만일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같이 빡빡하게 일정을 잡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한다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고 이에 따른 원내지도부 인선을 새로 해야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그가 제시한 일정은 그가 사퇴하지 않을 때만 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좀처럼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친박계 의원들은 의원총회 소집이나 최고위원 사퇴로 인한 조기 전당대회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친박계 의원은 각 언론을 통해 "예상보다 많은 의원이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쪽이 낫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