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과 대결한 시험비행 기체는 '실험용 F-35'
  • ▲ F-35A 스텔스 전투기. ⓒ 사진 록히드마틴
    ▲ F-35A 스텔스 전투기. ⓒ 사진 록히드마틴

    미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가 공중전에서 F16에 완패했다는 '시험보고서‘가 개인 블로그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War is Boring(전쟁은 재미없다)’라는 이름의 블로그에는 F-35A 전투기 시험비행사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5쪽 분량의 시험보고서가 올라왔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네티즌은 “F-35는 공중전에서 죽은 고기”라는 혹평과 함께, 시험보고서를 게재했다.

    문제의 보고서는 블로그에 올라온 직후 네티즌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지난 1일 블로그에 올라온 ‘시험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해, “F-35와 F-16이  모의공중전을 펼친 결과 F-35가 무참하게 패배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미국의 ‘F-35 합동프로그램 사무국’(JPO)은 3일, “보고서에 나오는 기체는 ‘F-35 AF-2호기’”라고 밝히면서, 해당 기체는 비행과학 시험, 즉 비행특성 시험을 위해 고안된 실험용 전투기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F-35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여러 대의 전투기를 대상으로 각각 다른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에 등장하는 AF-2호기는 ‘임무체계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기가 해당 기체를 발견하기 전에, 먼저 상대방을 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이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 'War is Boring' 블로그에 올라온 F-35A 스텔스 전투기 시험비행 관련 문서. ⓒ War is Boring 블로그
    ▲ 'War is Boring' 블로그에 올라온 F-35A 스텔스 전투기 시험비행 관련 문서. ⓒ War is Boring 블로그

    JPO에 따르면 보고서에 나오는 ‘공중전 시험’은 지난 1월 육안(가시거리) 전투기동시 F-35 비행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 상대 기체인 F-16D는 F-35 기동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비교군으로 활용됐다.

    JPO는 이 실험을 통해 근접공중전 상황에서 F-35의 기동 특성을 성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히면서, 공중전 결과에 대한 해석은 잘못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F-35는 장거리에서 적 전투기를 미리 탐지, 격추하기 위해 개발된 5세대 전투기로, 조종사들이 육안으로 상대를 볼 수 있는 근접공중전을 위한 기체가 아니기 때문에, F16과 F35가 근접전 상황에서 마주쳤을 때의 결과를 가지고, 기체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F35에 적대적인 이들이 의도적으로 보고서를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F-35 전투기가 원래의 기능과 성능을 갖춘 상태에서 공중전을 펼친다면, F-16D는 격추될 때까지 F-35의 존재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실제 F-35 4기 편대와 F-16 4기 편대 사이의 교전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F-35 편대는 각각의 교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개발 중인 기체의 시험자료가 공개된 사실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F-35는 미국 외 다수의 국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차세대 전투기인 만큼 이번과 같은 시험 자료의 유출은, 각국의 전술계획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현재 미 국방부는 시험보고서 유출 경위를 조사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