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명학교 고교 과정 학생들, 7월 15일부터 3박 4일 동안 특전사서 다양한 체험
  • 탈북 청소년들이 특전사에서 군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특전사 병영 체험에는 외국인도 참여한다. ⓒ뉴데일리 DB-특전사 제공
    ▲ 탈북 청소년들이 특전사에서 군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특전사 병영 체험에는 외국인도 참여한다. ⓒ뉴데일리 DB-특전사 제공


    지금까지 가족과 함께 탈북해 한국에 온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어도 병역을 면제받았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더 시급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정부가 탈북 청소년들의 병영 체험을 지원하기로 했다.

    통일부는 지난 2일, 서울 중구에 있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고교 과정 학생 35명을 대상으로 병영 체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오는 7월 15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특전사 소속 부대에서 실시하는 병영 체험에서 탈북 청소년들은 레펠(밧줄 강하) 훈련 등 다양한 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탈북 청소년들의 병영 체험이 화제가 되는 것은 지금까지 민간단체들이 주도한 병영 체험은 일부 있었지만, 통일부가 이 같은 행사를 지원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이번 병영 체험 행사는 탈북자들의 병역 의무화와는 무관하며 체험 자체에 의의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탈북자들의 병역 의무화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6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탈북자에 대한 병역 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것도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참고로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북한에서 탈북해 온 사람은 원할 경우에는 징병검사를 받지 않고 병역 의무를 면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국방부와 병무청 등은 탈북자들에게 병역을 면제해주고 있다.

    이는 통일부를 포함 한국 정부가 탈북자 정착 지원의 최종 목표를 ‘자생력 있는 민주 시민의 육성’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연간 병역 면제 처분을 받는 탈북자 수는 2014년에만 298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탈북 했거나 혼자서 어렵게 한국으로 온 청소년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의 태도도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다. 통일부는 “탈북 청소년들이 우리 국민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통일 한국을 이끌어 갈 리더로 자라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탈북 청소년과 청년 가운데 일부는 병역 면제를 받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과거 586세대들이 청년일 때와는 달리, 최근 20대의 병역 이행 비율이 85%를 넘어, 군대를 다녀오지 않을 경우 젊은 또래 집단에서는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아 탈북 청소년들의 병역 면제 처분이 오히려 이들이 한국 사회에 부드럽게 적응하는 데 장애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의 20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는 점도 이들의 아쉬움을 더하는 요인이다.

    실제 이번 병영 체험에 참여하는 여명학교 관계자는 “현행법상 탈북자도 군에 입대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어려운 환경 때문에 실제 입대하는 탈북자는 극소수”라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의견을 종합하면, 탈북자들의 병영 체험을 정례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들에 대한 부사관 지원입대 기회를 확대하거나 직업 교육과 연계한 병과 입대의 기회를 넓히면, 군 입대가 탈북 청소년의 한국 사회 적응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