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회의 참석, "통일시대 본격 준비"
  • 1일 제17기 민주평통 출범회의에 참석한 박근햬 대통령이 준비된 부채를 들고 통일준비 한마음 파도타기에 동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1일 제17기 민주평통 출범회의에 참석한 박근햬 대통령이 준비된 부채를 들고 통일준비 한마음 파도타기에 동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정부는 북한의 핵(核) 포기 과정에서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을 강구하고 있으며,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의 경험을 살려서 북한의 경제특구 구상을 도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출범회의에 참석해 "최근 북한이 경제발전을 위한 몇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국제 사회의 제재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고 결국 체제의 불안정만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북한도 이제 용기 있게 대화의 장으로 나와 남북한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을 함께 찾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이 결단을 한다면)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민생 인프라부터 경제발전을 위한 기반시설 구축을 지원하고,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로 출범한 제17기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에게 "통일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이루어낼 수 없으며 국민 모두가 통일 비전을 공유하고 통일역량을 모아야 하는 만큼, 여러분께서 앞장서서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기본이 바로 서면 길이 열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분명한 비전과 원칙을 가지고 끈기있게 통일을 준비해나가면 평화통일의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다. 그 길을 민주평통자문위원 여러분들께서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여러분, 함께 하신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을 축하합니다.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참석해주신 자문위원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인 해입니다. 광복은 오늘날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출발점이자, 자유민주주의를 열어가는 희망찬 여명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광복의 감격은 분단의 시작이기도 했고, 그 이후 일어난 한국전쟁과 전후 복구를 거치면서 우리는 극심한 가난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불굴의 용기와 도전으로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왔습니다.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고,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전환한 최초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또한 G20 국가의 일원으로 세계질서의 창달에 기여하고 있고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융성국가로도 자리매김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위대한 역사를 이뤄오기까지에는 밤낮없이 땀 흘리며 국가발전에 헌신하신 많은 선배 세대들이 계셨습니다. 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님들 가운데에도 헌신과 희생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해 오신 원로분들이 계십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17기 자문위원 여러분!

    이제 우리는 지난 70년의 성공의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야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더 큰 비상을 이루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난 70년간 우리의 마음을 짓눌러 온 '분단국가'의 현실입니다.

    지난 70년간 끊어졌던 국토의 허리를 다시 잇고 한민족이 다시 하나가 될 때,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크게 비상할 것입니다. 분단의 고통을 끝내고, 민족 모두가 함께 행복한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기 위해 민주평통 자문위원 여러분과 함께 정부도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 지금 한반도는 북한의 거듭되는 위협으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데,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화를 위한 노력도 강화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정부는 남북한의 모든 현안을 대화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지만, 북한은 전제 조건만 제시하며 호응해오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도 이제 용기 있게 대화의 장으로 나와서, 남북한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을 함께 찾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평화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강한 힘과 용기 있는 결단으로 지켜집니다.

    기존의 남북 간 합의서들은 하나같이 평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에서 전쟁의 두려움이 사라졌던 시기는 한 순간도 없었습니다. 국민들이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던 때에도 서해 앞바다에서는 우리의 꽃다운 젊은이들이 조국을 지키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평화는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반도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의 핵개발입니다. 북한 핵은 우리 민족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동시에,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경제발전을 위한 몇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국제 사회의 제재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고, 결국 북한 체제의 불안정만 증대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린다면, '경제와 평화', '체제안정과 경제발전' 모두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 포기 과정에서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민생 인프라부터 경제발전을 위한 기반시설 구축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의 경험을 살려서 북한의 경제특구 구상을 도울 수도 있습니다.

    개혁개방으로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한 미얀마의 사례에서 보듯, 국제금융기구의 지원을 통한 경제발전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며,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에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북한은 핵이 체제를 지킬 것이라는 미망을 하루 속히 버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복귀하는 결단을 내리기 바랍니다.

    여러분! 국민들의 자발적인 선택과 의지로 평화통일을 이뤄낸 독일은 눈부신 발전과 번영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동서독 주민들은 분단의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왕래하고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이것이 독일 통일의 가장 큰 동력이 되었습니다.

    분단 70년을 맞아 이질화가 심화되어가고 있는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민족의 동질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정부는 앞으로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교류와 협력 확대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곧 있을 경원선 복원사업 착공을 계기로 남북 주민들의 자유로운 왕래를 위한 노력을 더욱 확대하고, 역사 발굴 사업과 스포츠 교류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 여러분, 민주평통은 국내외 지역은 물론 모든 세대와 계층이 어우러진 사회통합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도 지난 70년의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원로세대부터 앞으로의 70년을 책임질 미래 세대들이 함께 참여했고, 세계 각국에서 통일을 위해 헌신하시는 분들도 함께해주셨습니다.

    남한 출신과 북한 출신이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분들을 비롯해서 새롭게 가정을 이룬 북한이탈주민 부부들도 계신데, 남북 주민이 하나가 될 수 있는 희망의 상징과 같은 분들입니다.

    통일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국민 모두가 통일 비전을 공유하고 통일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여러분께서 앞장서서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기본이 바로 서면 길이 열린다'고 합니다. 우리가 분명한 비전과 원칙을 가지고 끈기 있게 통일을 준비해나가면, 평화통일의 길은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그 길을 민주평통자문위원 여러분들께서 앞장서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하며, 다시 한 번 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식을 축하드립니다.


     

    대회사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제17기 민주평통의 활동방향을 보고받고, 각 분야에서 새로 위촉된 자문위원 1만9,947명 중 대표 7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위촉된 자문위원들은 앞으로 2년 간 활동하게 된다.

    이날 출범회의에는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비롯해 관계자 1만2,000여명이 참석했다.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가 지난달 30일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연 북한이탈주민 합동결혼식 부부 80쌍도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