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자격정지 6개월 감경 닷새만에… "당대포로서의 소임 다 할 것"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밭에서 삽질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정청래의 알콩달콩 페이스북 캡처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밭에서 삽질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정청래의 알콩달콩 페이스북 캡처

     

    SNS 절필을 선언하지만 오래 참지 못 하고 이내 돌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SNS 중독 증세라고 할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50일 간 잠정 중단했던 SNS에 재등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화위복'이라는 주제의 게시글을 통해 자신의 심리상태가 호전됐음을 소개했다.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심경변화는 최근 절반으로 줄어든 당직 자격정지 경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도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 앞으로 더 진중하고 지혜롭게 말하겠다"며 스스로를 용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희일비 하지 않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역사의 눈높이에 맞게 일로매진 정진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어 "(그 동안)말을 아끼고 참았지만, 예전에 그랬듯이 지금도 앞으로도 제가 맡은 당대포로서의 소임은 다 할 것"이라며 "야성회복·정권교체, 야당답게 정청래, 거침없이 정청래"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역할이 당대포로서의 직유적 발언 행사라고 밝힌 정청래 최고위원은 다음날인 30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독침을 날렸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집권초에는 국정원 댓글사건, 집권 2년차에는 세월호 참사, 집권 3년차에는 성완종 리스트와 메르스 대응실패 등 업적은 없고 업보만 생각난다"며 "그 어려운 볼펜 세우기 묘기는 잘 하는데 업적 세우기는 통 못한다. 박근혜 대통령 참 독특하다. 업적이 없는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시절 사진을 내보이며 비꼬았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또 "(박근혜 대통령은)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로 희생된 국민의 생명에 대한 슬픔과 분노는 접시물보다 얕고 자신의 자존심이 다친 상처에 대한 슬픔과 분노는 바다보다 깊다"며 '삼권분립', '유신의 추억', '유승민은 무죄다' 등의 주장을 이어갔다.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청래의 알콩달콩 페이스북 캡처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청래의 알콩달콩 페이스북 캡처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과 인신공격이 다시 시작된 가운데, 이 같은 정 최고위원의 심경변화가 어떤 이유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 세간의 분석이 이어진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 최고위원이 최근 '공갈 막말' 파문으로 당직 자격정지 1년을 받았지만, 6개월로 감경받으면서 기분이 좋아진 것 같다"며 "다만 막말로 인해 징계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이 또 다시 막말을 하는 행위를 보니 역시 정청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자신을 대포라고 표현하는 점을 볼 때, 그 동안 자신의 발언이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꺾였던 자신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 향후 얼마나 많은 독설을 할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편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5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4·29 재보선에서 전패한 문재인 대표를 추궁하던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해 당내 윤리심판원에 신고당한 바 있다.

    당시 윤리심판원은 당직 자격정지 1년을 결정했다. 그러나 정청래 최고위원이 재심을 신청하고, 일부 의원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사태의 뒷감당을 통해 징계 기간을 감경받았다. 정청래 최고위원의 징계가 완화되자 당내에선 '강경파 지도부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