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본질은 대통령-국회 충돌한 것, 사퇴 불가피"
  • ▲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은 1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이인제 최고위원 등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한 반면, 비박계 이재오-이병석 의원은 유승민 사퇴론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6선인 이인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아니라 대통령과 국회가 충돌한 것이다. 대통령과 조율이 안된 채 원내지도부가 밀어붙인 것 아니냐"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표적인 비박계인 이재오 의원(5선)은 "
    여당끼리 싸우며 서로 '나가라'고 할 때가 아니다"며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사퇴 요구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기와 같은 생각만 하는 사람만 있고 다른 사람은 나가라고 하면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는 민주 정당의 길을 가야지 사당화의 길을 가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비박(비박근혜)계 4선인 이병석 의원 역시 "의총을 통해 선출된 만큼 의원들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며 사퇴론에 반대했다.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이미 재신임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에 당시 의원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퇴론을 주장하는 친박계는 당시 의총은 재신임을 묻는 자리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은 전날 기자와 통화에서 "이미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았다는 발언은 무리한 주장"이라며 "최근에 열린 의총은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에 대한 내용이었을 뿐 재신임을 묻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 ▲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유 원내대표의 거취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는 친박-비박 모두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한 논쟁이 예상되는 의총에서 파극을 불러올 재신임 투표 등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된 것이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1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원내대표를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만을 가지고 (사퇴를) 종용하거나 압박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당 내에서 일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비록 유 원내대표를 선출한 것은 의원총회이지만, 의원총회에서는 정말 박근혜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느냐, 유 원내대표를 아웃시켜야 되느냐, 이런 '올 오어 낫딩'(all or nothing)이 되는 것"이라며 의총에서 재신임을 묻자는 것은 매우 위험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원내대표의 재신임이 이뤄지면 대통령에게 엄청난 문제가 돌아갈 것이고,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분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지금이라도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압박했다. 

    이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것이라고 보고 있고 또 사퇴하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며 "지금 당청갈등, 전체 리더십, 이런 것들이 유 원내대표가 (직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리더십 구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오는 6일쯤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때까지 기다려 보겠다"고 했다. 논란의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과 협상한 유 원대대표가 이로 인한 파장을 수습한 뒤, 오는 6일쯤 거취표명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이 의원은 "의총이 열리더라도 (유 원내대표의) 사퇴 쪽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보며, "그 전에 유 원내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