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 물갈이說 등과 엮이며 범친노 파열음·분화설 등 정치적 해석 분분
  • ▲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의 최고위원회의 불참이 지속되고 있어, 정치적 의도를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야권 일각에서는 당직 인선 과정에서 특정 계파의 패권주의적 독주 행태가 계속됨에 따라, 이른바 범친노(汎親盧)의 분화가 이뤄질 조짐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지난달 22일을 마지막으로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 이튿날인 23일에는 문재인 대표가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 무렵부터 최고위에 불참하고 있지만, 비노(非盧, 비노무현)로 분류되는 이종걸 원내대표와는 달리, 유승희 최고위원은 범친노의 일부인 고 김근태계(민주평화국민연대, 민평련)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최고위원회의 불참이) 당무 거부는 아니다"라면서도 "(유승희 최고위원과) 연락이 잘 닿지 않아서 정확한 불참 사유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사무총장에 최재성 의원이 임명되고, 강기정 정책위의장도 유임될 조짐을 보이는 등 정세균계가 당직을 독식한다는 비판이 많다"며 "문재인 대표와 정세균 (전) 대표의 연대가 노골화되면서 범친노에서 파열음이 나오는 조짐 아니냐"고 진단했다.

    이른바 범친노라 하면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친노본당(親盧本黨) 혹은 친문(親文)과, 정세균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정세균계, 그리고 고 김근태 전 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민평련을 묶어 지칭하는 것이 그간 일반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2·8 전당대회로 친노가 당권을 거머쥔 뒤, 당직 인선 과정 등에서 특정 계파의 독주가 이어지자 범친노의 파열과 분화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친노 일각에서 민평련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른바 486(40대·80년대 학번·60년생) 정치인들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면서, 불편한 분위기는 꾸준히 감지됐었다는 게 야권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평이다.

    친노 성향으로 분류되는 원외 지역위원장은 "486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등장한지 20년이 다 돼간다"며 "이렇다할 정치 발전을 이뤄낸 게 없으면서 자리만 지키고 앉아 신진 양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역시 친노 성향으로 평가받는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도 지난 5월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한 자리에서 "새정치 국회의원들의 평균 연령이 (새누리당 의원들보다) 더 젊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새정치가 청년들의 마음을 받아야 되는데 더 늙은 정당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움직임이 거듭되면서 마침내 야권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친노에 의한 호남·486 물갈이 계획이 있다'는 설(說)까지 형성돼, 지난 5월 27일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486 물갈이는) 사실이 아니며, 전혀 생각하고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해명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무총장에 정세균계 최재성 의원이 임명되는 등 문재인~정세균 연대가 돈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계파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특히 486이 물갈이 대상으로 꾸준히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에 범친노는 결국 분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