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조현아에게 Bitch...볼썽사나운 '막말 칼럼' 그대로 게재
  • 지난 22일 한겨레 지면에 실린 칼럼니스트 오혜진의 글.  ⓒ 뉴데일리
    ▲ 지난 22일 한겨레 지면에 실린 칼럼니스트 오혜진의 글. ⓒ 뉴데일리
     
  • 칼럼니스트 오혜진은 자신의 글이 한겨레에 게재된 후 논란을 빚자 문제가 된 'Bitch'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이와 관련, 한겨레 편집국 관계자는 2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논설위원 글 말고, 외부 필진의 글은 첨삭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자세한 건 자신들도 모른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 뉴데일리
    ▲ 칼럼니스트 오혜진은 자신의 글이 한겨레에 게재된 후 논란을 빚자 문제가 된 'Bitch'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이와 관련, 한겨레 편집국 관계자는 2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논설위원 글 말고, 외부 필진의 글은 첨삭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자세한 건 자신들도 모른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 뉴데일리

    "정치계와 경제계의 유명한 '못된 년(bitch)'인 박근혜와 조현아"

    지난 22일 <한겨레신문>에 볼썽사나운 칼럼이 실렸다. '근현대문화 연구자'란 화려한 수식어로 소개된 칼럼니스트(오혜진)가 '분서 권하는 사회'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못된 년(bitch)'으로 지칭하는 글을 올린 것.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히 대통령을 '악담질의 능수'나 '늙다리 창녀'로 묘사한 조선중앙통신 논평과 쌍벽을 이루는 수준.

    개인 페이스북이나 블로그가 아닌 전국민을 대상으로 배포되는 일간지에, 자국 대통령을 'bitch'라는 쌍욕으로 비난하고 폄훼하는 글이 아무런 여과없이 게재됐다.

    'bitch'는 사전적 의미로 "개 같은 것"을 의미하는 저급한 단어다. 보통 미국에서 "son of a bitch"나 "baddest bitch"라는 문장으로 많이 쓰인다.

    자주 쓰인다고 해서 의미나 뉘앙스가 중화되진 않는다. 이같은 슬랭은 현지에서도 주먹을 부르는(?) 꽤 수위가 높은 욕설이다.

    나아가 이 작자(作者)는 해당 칼럼에서 표절 혐의로 도마 위에 오른 작가 신경숙과,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갑질'의 대명사가 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을 같은 급으로 매도하는 기상천외한 논리를 전개했다.

    운항 중인 비행기의 기수를 돌려 승객에게 피해를 입힌 조현아와 박근혜 대통령을 정치계와 경제계의 유명한 '못된 년(bitch)'으로 정의내린 작자는, 여기에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을 베껴 한국 문학계에 먹칠을 한 신경숙이 가세해 비로소 서로간 커플링이 가능해졌다는 표현을 썼다. 서로 다른 3명을 동일 선상에 올려 놓고 동정과 조소를 동시에 날리고 있는 것.

    더욱 기가 막힌 건, 이 여성 작자는 상기한 3인을 '못된 년'으로 폄훼하면서도 이들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 분위기가 '(무)의식적 성별화', 즉 여성 차별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강조하는 '페미니즘'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년'은 女에서 파생된 우리 말로, 여성을 비하시켜 부를 경우에만 쓰이는 의존명사다. 이 작자는 한심하게도 <강남몽>을 표절한 황석영보다, 신경숙이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여성'이라는 사실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본인 스스로 여성을 폄훼하는 우(愚)를 범했다.

    이같은 잘못된 선택 하나만으로 이 칼럼의 수명은 다했다. '진보논객' 한윤형과 박가분에게 일부 우호적인 여론이 일고 있는 점을 예리하게 지적한 작자의 논조도 빛이 바랬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글이라 하더라도 자가당착(自家撞着)의 모순에 빠진 글은 무익(無益)한 글이 될 수밖에 없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아직도 남존여비? 女대통령 폄훼발언 끊이지 않아


    18대 대선에서 우리 국민은 최초로 여성을 국가 최고 통치자로 뽑았다. 이는 흑인이 대통령에 선출된 미국보다도 더욱 진보적인 선택이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어떤가? 뿌리 깊은 남성우월사상 때문인지, 대통령을 헐뜯고 비난하는 행태가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비단 '메르스 사태' 초기대응에 실패한 정부를 두고 성토가 빗발치는 현 상황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일부 국민들의 '험담 퍼레이드'는 취임 이후부터 계속돼온 문제였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으면 대통령 스스로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 이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는 한탄까지 했을까?

    지난해 9월 경기도 수원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백정선 시의원은 지역 공무원들과 주민들 40여명 앞에서 "박근혜 이 XX년"이라는 막말을 내뱉어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지난 4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대통령령 폐기 촉구 범국민추모문화제'에선, 무대에 오른 운동권 가수 박준이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깝치고 있는 X, 놀고 있는 X"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4월 16일엔 한 유가족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그 X년"이라고 욕설을 퍼부으며, "비행기에서 내릴 때 폭탄을 놓겠다. 모가지를 비틀어 버릴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가하기도 했다.

    최근엔 한 시민단체 관계자(박래군 세월호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의 입에서 "청와대를 압수수색해서 (박근혜 대통령이)마약을 했는지 안 했는지 한 번 확인해봤으면 좋겠다"는 망언까지 나왔다.

    칼럼니스트 오혜진이 대통령을 '못된 년'이라 부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가 최고 위정자를 'X년'으로 마음껏 매도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심취한 탓이리라.

    대통령은 일국의 원수이자, 국민이 직접 뽑은 대표자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 선택한 대표자의 격을 지키고 높여 주어야 한다.

    비판과 비난은 엄연히 다르다. XX년이라고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는 게 건전한 비판이라 할 수 있을까?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난할수록 초라해지는 것은 우리 자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