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한일정보보호협정 의제 아니다”…한미일 동맹 대북공동대응 위한 협의될 듯
  • 오는 15일 일본 방위성 정보본부장이 한국을 찾는다. 한국과 일본 간의 군사협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매우 많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는 15일 일본 방위성 정보본부장이 한국을 찾는다. 한국과 일본 간의 군사협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매우 많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 방위성의 정보 수뇌부가 오는 15일 한국을 찾는다. 국방부는 “한일정보보호협정은 논의 의제가 아니다”라고 밝혀, 이번 日정보본부장의 방한은 한미일 ‘삼각동맹’의 대북대응 방안을 위한 협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과 일본은 “역사 문제와 안보는 분리해 대응한다”는 원칙에 보다 충실해지려 노력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 5월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리라 대화’에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가진데 이어 日방위성 정보본부장이 방한하는 것도 이런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많다.

    국방부는 “日방위성의 미야가와 타다시 정보본부장이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15일 방한해 북한 정세 등과 관련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의 설명으로 보면, 日방위성 정보본부장의 방한은 최근 북한의 SLBM(잠수함 발사 탄도탄) 시험 이후 한미일 삼국의 공동대응 중 일부라는 풀이도 나온다.

    북한 핵무기 소형화 및 다종화에 대한 대응, 이를 위한 북한정보의 삼국 공유,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방어를 위한 삼국 공동대응 체계 구축 등을 위해 미국이 앞장서서 일본 아베 정권을 압박하고, 이에 따라 6자 회담 수석대표가 함께 활동하는 것과도 연결해 생각할 수 있다.

    日방위성 정보본부장이 갖는 위치를 중심으로 보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현재 세계에서 대북 정보수집 능력이 우수한 나라 가운데는 일본도 포함된다.

    日방위성 정보본부의 전신은 ‘자위대 통합막료회의 사무국 제2막료실’과 ‘육상막료감부 조사 제2과’, ‘육상막료감부 조사부 별실’이다. 일본 자위대에는 제대로 된 정보기관이 없어 G2(정보참모)에 해당하는 부서가 이를 맡았었다.

    하지만 비효율성, 북한의 대일협박, 한일 관계 문제, 세계 역학구도 변화 등으로 1997년 방위성 조사본부로 통폐합됐다. 창설 당시에는 1,700여 명이었던 방위본부 인원은 현재 2,000명을 넘을 정도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본부장은 한국군 소장급이 맡고 있다.

  • 일본은 전후 냉전시기 미국 NSA의 시설을 대리운용하며 감청능력을 쌓았다. 사진은 필리핀 클라크 기지에 건설하던 감청안테나 '코끼리 우리'의 모습. ⓒ글로벌시큐리티 화면캡쳐
    ▲ 일본은 전후 냉전시기 미국 NSA의 시설을 대리운용하며 감청능력을 쌓았다. 사진은 필리핀 클라크 기지에 건설하던 감청안테나 '코끼리 우리'의 모습. ⓒ글로벌시큐리티 화면캡쳐


    日방위성 정보본부 가운데서도 눈길을 끄는 조직은 ‘전파부’다. 히가시치토세, 고후나토, 오오이, 미호, 다치아라이, 기카이지마 등 6개의 ‘통신소’를 전국에 두고 주로 한반도와 중국 동해 연안, 러시아 극동 지역에 대한 감청을 하고 있다.

    이들의 능력을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는 냉전 당시 美NSA의 감청시설인 ‘코끼리 우리(AN/FLR-9 안테나)’를 일본 각지에서 대리운영하면서 감청 노하우를 익혔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일본은 한국과 함께 북한의 통신 및 기타 신호정보(MESINT) 수집 능력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日방위성 정보본부장이 방한해서 한일 정보공유협정(GSONIA)이나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를 체결하기 위한 사전 정지(整地) 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