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모임 "유승민 화법, 신뢰하기 어려워", "'원내대표 책임' 의견 많다"
  •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위헌 논란의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과 합의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졌다. 

    당내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유승민 사퇴론'을 거세게 제기한 상황이어서, 유 원내대표가 향후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2일 국회에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하고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거침없는 성토를 쏟아냈다. 

    유 원내대표가 당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위헌 논란의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과 졸속으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김태흠 의원은 "유승민 원내대표는 졸속 논란을 초래한 데 대해 반드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 원내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많이 있다"며 '
    유승민 사퇴론'을 앞세웠다.  
  • ▲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장우 의원도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유 원내대표는 모든 책임을 지도 원내대표직을 사임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사임하기 전 현재 국회법 사태에 대한 수습을 한 다음 사퇴하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그동안 유 원내대표가 협상력이나 정무적 판단에서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반복해 왔고, 이에 당청 갈등 유발로 정부와 국회가 대혼란에 빠졌다는 게 친박계 의원들의 주장이었다. 

    이장우 의원은 "유 원내대표는 
    야당이 요구하는 특정 법안은 내주면서 민생경제법안은 처리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야당에 끌려 다녔다"고 원성을 높였다. 

    김용남 의원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앞뒤 다른 화법을 비판하며 독단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꼬집었다. 김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말한 취지와 정작 야당과의 협상 결과는 매번 달랐고, 이런 유 원내대표의 화법이 변하지 않는 한 그의 발언에 대해 신뢰성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국회법 개정안의 강제성 논란에 대해 "국회로부터 수정 요구를 받은 사항을 행정부가 처리해야 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문안 상으로도 강제성이 벌써 예정돼 있다. 이것은 99% 강제성을 띤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에는 제정부 법제처장이 강연자로 참석해 "국회법 개정안으로 인한 국회의 강화된 수정권한이 강제성과 위헌성을 띤다"는 취지의 발표를 하기도 했다. 

    제 처장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는 강제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헌법에 근거 없이 국회법 개정으로 국회가 행정입법에 대해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면, 행정입법권을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승민 원내대표는 친박계 의원들의 비에 특별히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나중에 입장을 밝힐 때가 올 것이다. 그 때에 한꺼번에 말씀 드리겠다"고 짧게 말한 게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