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생 불량으로 국제비난 받는 현실 외면..홍콩, 세계 최고 ‘인구밀도’에 긴장
  •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공포가 이제 중국과 홍콩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 루이지애나 주립대 부설 '광범위재난교육체계' 홈페이지 캡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공포가 이제 중국과 홍콩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 루이지애나 주립대 부설 '광범위재난교육체계' 홈페이지 캡쳐

    30일, 13번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가 발생한 것이 확인된 가운데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입국한 중국 내부에서는 한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한국의 親中성향 언론들은 “정부의 방역 실패로 한중 외교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중국이 아닌 한국을 비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입국한 뒤 확진판정을 받고 광둥성의 한 병원에 격리수용돼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여론들이 늘고 있다.

    일부 중국인들은 “중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생기면 한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거나 “한국에 대한 인상이 나빠졌다” “한국은 환자를 빨리 데려 가라”는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 메르스 환자를 두고 펼치는 중국인들의 주장은 국제적 협약을 완전히 무시한 행태다. 세계보건기구(WHO) 규정상 中공산당은 한국인 메르스 환자를 추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한국에서 치료를 원할 경우에는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다.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중국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것을 ‘방역 실패’라고 한다면, 엄밀히 말해 그 책임은 입국하는 환자를 제대로 못 막은 중국에게 있다.

    중국인들이 이처럼 메르스에 긴장하는 이유는 중국이 가진 ‘약점’ 때문이다.

  • ▲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됐던 SARS 코로나 바이러스(CoV). Ⓒ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됐던 SARS 코로나 바이러스(CoV). Ⓒ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중국인들이 지금도 ‘치욕적’이라고 생각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SARS’의 발병과 확산이다. SARS는 2002년 11월 中광둥성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SARS 환자는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를 거쳐 전 세계로 퍼졌다. 한국에서도 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WHO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 퍼져 5,328명이 전염되고 이 중에서 349명이 사망했다. 경제적 피해는 3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당시 SARS는 전 세계 32개국으로 퍼져 8만 3,000여 명이 감염됐다. SARS가 처음 중국에서 급속도로 퍼진 탓에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중국인들의 입국 자체를 막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인들의 입국을 막은 것은 그 원인이 中광둥성에서 ‘식용’으로 사용하는 사향고양이에서 인간에게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 ▲ 동물 내장 등 폐기물로 식용유를 만드는 중국 식품공장 모습. ⓒ중국 공산당 관영 CCTV 보도화면 캡쳐
    ▲ 동물 내장 등 폐기물로 식용유를 만드는 중국 식품공장 모습. ⓒ중국 공산당 관영 CCTV 보도화면 캡쳐


    이처럼 과거 SARS의 급속한 전염 원인이 중국에 있었음에도 한국인 메르스 환자 1명을 두고 한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중국인들의 행태는 자국의 약점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014년 말부터 2015년 4월까지 홍콩에서 크게 유행해 4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H7N9 독감의 경우에도 홍콩 재래시장에 납품된 중국산 닭고기 재료로 인한 것임이 드러나자 中공산당은 쉬쉬하며 자국 언론과 온라인을 통제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이 같은 ‘동물-인간 전염병’이 종종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세계는 중국의 심각한 위생수준과 대다수 국민들의 위생의식을 문제로 꼽는다. 쓰레기로 만드는 음식을 파는 재래시장, 공업용 폐수를 식수원에 마구 버리는 기업들, 전염병에 걸렸을 때도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던 말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마구 돌아다니는 일반 국민들의 행태가 문제라는 것이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한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반면, 중국 때문에 자주 전염병이 돌았던 홍콩은 다른 이유로 메르스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인 메르스 환자는 지난 26일 오후 1시경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홍콩에 도착, 오후 3시경 버스를 타고 中광둥성 후이저우로 향했다. 이 환자가 탄 비행기에는 166명이 타고 있었으며, 버스에는 40여 명이 탔었다고 한다.

    홍콩 방역당국은 이 과정에서 함께 비행기와 버스를 탄 200여 명을 추적 중이다. 이와 함께 비행기에서 한국인 메르스 환자의 옆 자리에 앉았던 3명은 격리해 검사 중이며 30여 명을 추가로 격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콩 위생방역센터에 따르면, 한국인 메르스 환자와 홍콩에서 접촉한 간호사가 메르스에 걸렸을 때와 비슷하게 기침, 구역질 등의 증세를 보였지만, 일단 예비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 ▲ 한 네티즌이 찍은 홍콩 인구밀도의 현실 사진. ⓒ밀크트 인 공개사진 화면캡쳐
    ▲ 한 네티즌이 찍은 홍콩 인구밀도의 현실 사진. ⓒ밀크트 인 공개사진 화면캡쳐


    홍콩 당국은 중국과는 달리 한국에 대한 비난이나 원망보다는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홍콩 당국이 이처럼 중국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와 고온다습한 기후 때문에 전염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체감하고 있어서다.

    SARS와 메르스는 유전형질이 다르기는 하지만, 둘 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균이다.

    1937년 처음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모양이 마치 ‘태양의 불꽃(Corona)’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RNA형 바이러스다. 20℃의 상온에 습도 40%일 때 오랜 기간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보통 소, 개, 닭, 고양이, 돼지 등에서 발견됐다. 인간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난 사례는 1960년대였다.

  • ▲ 비말감염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그림 ⓒ마스크 전문업체 '마스크린' 자료실 화면캡쳐
    ▲ 비말감염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그림 ⓒ마스크 전문업체 '마스크린' 자료실 화면캡쳐


    코로나 바이러스는 보통 감염된 사람의 기침, 재채기 등에서 나오는 체액과 접촉하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악수를 하는 등 신체접촉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메르스에 대해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공기감염’이라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비말접촉 감염’이라고 부른다.

    ‘비말감염’도 ‘공기감염’ 만큼이나 위험하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이 위험하다. 홍콩의 경우 1,100㎢의 면적에 720만 명이 산다. 2011년 세계은행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홍콩의 인구밀도는 1㎢ 당 6,783명이다. 2012년 홍콩 행정당국은 인구밀도가 1㎢ 당 2만 6,0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홍콩의 기후는 고온다습한 편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사용한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실내는 차갑고 건조한 경우가 많은 데다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이가 많은 홍콩은 전염병이 감염되기 쉬운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홍콩 방역당국은 올초 H7N9 독감보다 더욱 위험한 ‘메르스’가 급격히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아무튼 현재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 정부의 방역체계를 비난하는 것이나, 이런 주장을 그대로 옮겨다 한국 정부만 비난하는 행태는 '메르스'가 확산될까 우려하는 한국 국민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언론들이 깨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