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미 국방장관회담서 '탄저균 배달'사고 논의 예정
  • 생화학전 모의연습.ⓒ美 국방부
    ▲ 생화학전 모의연습.ⓒ美 국방부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주한미군의 탄저균 배달사고는 '이상없음'으로 일단락됐지만, 사안처리과정에서 국방부가 보여준 어설픈 대응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탄저균이 북한군의 주요 생화학 무기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차제에 국방부의 위기대응능력을 재점검해야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29일 국방부는 "탄저균 논란과 관련돼 주무부서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로 일원화 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방부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불구하고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런 국방부의 모습은 북한이 당장이라도 대한민국에 탄저균 등 생화학 공격을 해온다면 속수무책으로 당 할 수 밖에 없는 약점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이 없다. 북한은 생화학전을 위해 탄저균 1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주한미군은 북한의 탄저균 등 생물무기 공격에 대비해 각종 백신을 보유하고 있으며, 탄저균 제독 능력도 있는 것으로 이번 확인됐다.

    국방부는 29일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대화'에서 열릴 한미 국방장관회담 의제로, 이번 탄저균 배달사고를 긴급 추가했다.

    국방부가 한미장관회담을 앞두고 '탄저균' 문제를 긴급의제로 추가했다는 사실은, 미군이 오산에서 탄저균 실험을 하는 동안 이런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날 오후 질병관리본부는 미 국방부로부터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배송된 탄저균의 환경 내 유출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28일 주한미군과 합동으로 조사를 벌인 뒤, “탄저균 샘플은 완전히 폐기됐다”고 밝혔다.

    국내에 반입된 탄저균 샘플은 포자형태의 액체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샘플은 3중 포장 및 냉동처리를 거쳐 민간업체(FEDEX)를 통해 미국에서 한국 오산기지로 옮겨졌다. 액체상태의 탄저균 샘플은 분말 형태보다 감염력이 현저히 낮으며, 공기 중 노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

    미국은 이 탄저균 샘플을 다음달 5일, 주한미군 통합위협 인식 프로그램(Integrated Threat Recognition Program)의 하나로 열릴 예정인 ‘유관기관 초청 시연회’에서 선보일, ‘신규 유전자 분석장비’(PCR·중합효소연쇄반응) 소개를 위해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탄저균 실헝 이번이 처음"‥
    해당 실험실 2차 제독, 참가인원 모두 검진결과 이상무

    미군은 지난 27일 미 국방부로부터 탄저균 샘플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폐기하라는 통보를 받고, 미51비행단 긴급대응팀이 미국 CDC 폐기 프로토콜에 따라 탄저균의 생균주 진위 확인 없이, 무조건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주한미군(오산 공군기지)은 탄저균 포장이 개봉된 오산 공군기지 내 실험실을, 미국 보건복지부 및 미국 육군감염병연구소 매뉴얼에 따라 2단계에 걸쳐 제독(除毒)했고, 제독 확인을 위해 24시간이 지난 뒤 공기를 포집해 실험실 내 탄저균 검출(유전자 검사) 시험을 한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안전을 위해 해당 실험실을 잠정 폐쇄할 예정이다.

    주한미군은 ITRP(주한미군 통합위협 인식 프로그램) 모의훈련 준비에 참여한 22명 중 탄저백신 미접종자 15명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시프로프록사신 항생제를 투여했으며, 현재 감염 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은 2005년부터 탄저병 예방접종을 해왔다.

    주한미군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실험 훈련은 최초로 실시된 것으로, 한미동맹군 보호와, 대한민국 국민 방어에 필요한 주한미군사의 역량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사용 중인 장비와 새로 도입될 장비들을 이용해, 현장에서 독극물 및 병원균 식별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탄저병은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과는 달리, 사람 간 전파가 되지 않고, 탄저포자를 흡입하거나 접촉할 때 감염되는 질환이다.

     ◇탄저병 질병정보 

  • 탄저균확대 모습.ⓒ美 CDC
    ▲ 탄저균확대 모습.ⓒ美 CDC

    -그람양성의 포자형성 간균인 탄저균(Bacillus anthracis)에 의해 발병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감염경로는 감염된 동물을 덜 익혀 먹거나 그 부산물을 다루는 과정에서 감염된다. 그러나 탄저포자를 흡입할 경우 감염 될 수 있고 사람간 전파는 보고되지 않았다.

    -주요 임상증상으로 잠복기(1~60일:평균 1~6일)거치며, 주요증상은 호흡기탄저 ․초기에는 미열, 마른기침, 피로감 등 가벼운 상기도염의 증세를 보이며 종격동으로 침입하면 출혈성 괴사와 부종을 유발하여 종격동 확장된다.

    초기증상 후 1~5일 후 호흡곤란, 고열, 빈맥, 마른기침 등이 동반되고 패혈성 쇼크로 급속히 진행돼 24~36시간 내 사망한다.

    -피부탄저: 구진, 수포, 궤양에 이은 흑색가피, 부종 

    -치료방법은 시프로플록사신 또는 독시사이클린 권장되며, 60일간 치료를 해야한다. 처리방법은 소각 또는 고압증기멸균과 제독(소독)은 10% 포르말린 용액 (최소 8시간 이상 24시간)에 담가서 제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