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 美 9개 기지와 오산기지에 배달…현재 모두 폐기”
  • 그람 염색을 한 탄저균 포자의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그람 염색을 한 탄저균 포자의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가 28일 현재 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주한 미군기지에서 ‘탄저균’에 사람들이 노출되는 일이 벌어져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美국방부는 “살아있는 탄저균을 담은 표본이 美본토의 메릴랜드, 캘리포니아 등 9개 기지와 한국의 오산공군기지에 실수로 배달됐다”고 27일(현지시간) 공식 시인했다.

    美국방부에 따르면 이 탄저균 표본은 美유타州 더그웨이에 있는 국방부 소속 연구소에서 배달된 것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오산공군기지에서는 배달된 ‘탄저균 표본’에 22명이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美국방부는 “하지만 잘못 배달된 탄저균으로 인한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美국방부는 잘못 배달된 ‘탄저균 표본’은 모두 적절한 절차에 따라 폐기됐으며, 일반인에게는 어떤 위험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산공군기지 등에서 ‘탄저균 표본’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 또한 감염 징후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 때문에 긴장한 한국 국민들은 또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탄저균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2001년 9.11테러 이후 美의회 등으로 배달된 ‘탄저균 테러’ 때문이다.

    1870년대 로베르트 코흐에 의해 발견된 탄저균(Anthrax)은 소, 양과 같은 반추 동물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경우 피부, 호흡기, 소화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는데,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로 만들어진 가죽, 털 제품을 다루다 피부의 상처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탄저균이 피부를 통해 감염되면, 처음에는 벌레에 물린 것처럼 가려움증을 느끼다 염증, 부종으로 발전한다.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률은 20% 가량이다.

    내장에 염증이 있는 사람이 탄저균에 감염된 가축의 고기를 먹었을 때도 감염될 수 있다. 처음에는 구역질이 나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면 식욕이 사라지고 구토, 발열 증세를 보인다. 이후 피를 토하고 심한 설사를 한다. 사망률은 25~60% 내외로 알려져 있다.

    호흡기를 통해 탄저균에 감염될 경우 초기에는 감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호흡곤란, 쇼크 등으로 인해 사망률이 급격히 올라간다. 9.11테러 직후 테러에 사용된 탄저균의 경우 호흡기 전염을 노린 것이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북한 등은 탄저균을 주요 생물학 무기로 개발, 다량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