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여의도로 보내버리자"던 김경수는 文 측근… 김해을 출마 가능성 낮을 듯
  •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인 건호 씨가 지난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6주기 추도식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을 향해 날선 발언을 내뱉은 뒤, 그 앞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인 건호 씨가 지난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6주기 추도식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을 향해 날선 발언을 내뱉은 뒤, 그 앞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지난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도식을 계기로, 이 행사에서 '돌발 발언'을 던진 장남 건호 씨의 정계진출설·총선출마설 등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건호 씨의 정계진출설·총선출마설의 실현 여부에 관해서는 정치권 관계자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다만 대다수의 야권 관계자들은 건호 씨가 내년 총선에서 봉하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을에서 출마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경남 김해을은 새정치연합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의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김경수 위원장은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이 지역에서 출마해 47.9%를 득표, 52.1%를 얻은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김경수 위원장은 노무현정권 시절 청와대에서 제1부속실 행정관과 연설기획비서관·공보담당비서관 등을 역임하며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한솥밥을 먹었다. 또한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선대위에서 공보특보와 수행팀장을 지낸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3월 18일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른바 '무상급식 담판'을 벌일 때에도 이례적으로 김경수 위원장을 경남도청 도지사 집무실까지 데리고 들어가 배석시켰다.

    당시 '무상급식 담판' 등 다른 이슈에 밀려 기사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표는 홍준표 지사에게 "(김경수 위원장을) 얼른 국회의원에 당선시켜 버리자"며 "그러지 않으면 (다음 지방선거에서) 우리 (홍준표) 지사의 강력한 맞수가 될 수 있다"고 농담을 가장한 진담을 하는 등 강한 애정을 표현한 바 있다.

    문재인 대표의 측근 사랑과 챙기기는 정치권에서도 유별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4·29 관악을 보궐선거에서도 지역 경쟁력이 강한 김희철 전 의원 대신 자신의 측근인 정태호 후보를 감싸고 돌다가 참패를 자초했었다.

    이와 관련, 야권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관악을 보선에서도 정태호 후보를 끝까지 부여잡다가 함께 쓰러지는 게 문재인 대표의 특성"이라며 "건호 씨를 꽂자고 김경수 위원장을 다른 곳으로 치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건호 씨의 정계진출설·총선출마설은 정치권에 늘상 난무하는 설(說) 중의 하나일 뿐일까. 이와 관련해서는 정치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썰'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관계자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썰'일 뿐"이라고 나서는 관계자의 선두에는 이해당사자(?)인 김경수 위원장이 있다. 김경수 위원장은 26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건호 씨의 총선출마설은) 한 마디로 코미디"라고 일축했다.

    반면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2·8)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문재인 대표가 자기 지역구(부산 사상)를 (건호 씨에게) 물려줄 수도 있다"며 "죽은 주군(主君)에 대한 의리도 과시하고 친노도 결집시키는 양수겸장의 한 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건호 씨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서 출마한다는 말도 있더라"며 "문재인 대표의 입장에서는 꽃놀이패가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혈육인 건호 씨가 여의도로 들어오는 게 친노를 친문으로 바꿔가야 하는 입장인 문재인 대표에게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닐 수 있다"며 "무대(김무성 대표의 별칭)와 맞붙힌다고 생각하면, 이번 추도식의 돌발 발언도 어느 정도 설명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