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원장 김재경, 정보위원장 주호영, 윤리위원장 정수성
  • ▲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국회 예결위원장직을 놓고 갈등을 빚었지만 지난 25일 주호영 의원의 양보로 김재경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게 됐다. ⓒ조선일보 DB
    ▲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국회 예결위원장직을 놓고 갈등을 빚었지만 지난 25일 주호영 의원의 양보로 김재경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게 됐다. ⓒ조선일보 DB
    새누리당은 26일 '당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를 통해 국회 예결위원장에 김재경 의원을, 정보위원장에 주호영 의원을 내정했다. 윤리위원장에는 정수성 의원이 내정됐다.

    예결위원장으로 임명된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어려운 결단을 해 주신 주호영 의원님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의 경제 성장과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입장과 의원님들의 의중도 조화롭게 반영될 수 있도록 상임위원장 직책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보위원장으로 임명된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은 "경우에 없는 욕심을 냈다는 오해만 없었으면 한다"며 "저는 정보위원장으로 여러분들의 심부름을 열심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결위원장 자리를 얻은 김재경 의원을 향해  "김 의원이 재작년에 계수조정위원을 했으니 전문성은 탁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은 이날 "국회에 윤리 특위가 있는지 없는지 몰랐으면 제일 좋겠고, 여러분들을 절대 그런 자리에서 만나지 말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당초 예결위원장 자리는 김재경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서로 적임자임을 자처하면서 경선이 유력했다. 지난 22일 두 의원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중재로 타협을 시도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김재경 의원은 "전임 원내대표로부터 예결위원장직을 보장받았다고 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당을 사당화, 사유화 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의원도 지지않고 "김재경 의원이 작년에 예결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스스로 거절했다"고 맞받았다.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둘의 갈등은 전날까지 이어진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이재오 의원의 중재에 주호영 의원이 결국 양보키로 하면서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주호영 의원께서 당 내에서 국회 상임위원장 경선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대승적 판단 해주셨다"며 "당 화합과 단결 위해 결단 내려주셔서 후보자 신청 철회했다"고 했다. 참석한 100여명의 의원들은 일제히 큰 박수로 주 의원의 양보에 찬사를 보냈다.

    이처럼 국회의 요직을 둘러싼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는 여당의 모습은 야당의 혁신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갈등과 대비되는 모습이어서 눈길을 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대표는 4.29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쇄신'을 위해 당 내 혁신기구를 설치하기로 했었다. 새정치연합은 "혁신위가 공천·인사·당무 등 모든 혁신 의제를 논의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활동 시한 없이 전권(全權)을 갖고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위원장직에 누구를 앉힐 지를 놓고 친노(親盧 친노무현)-비노(非盧)간, 각 계파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부담감을 느낀 후보자들이 줄줄이 위원장직을 사양하고 나섰다. 김한길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주승용 최고위원은 물론 비교적 계파 색이 얕은 안철수 전 대표도 위원장직을 원하지 않았다. 

    급기야 외부인사로 거론됐던 조국 서울대 교수마저 위원장직을 마다했다. 당 안팎에서는 "혁신기구가 위원장도 못 앉히고 탁상공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이 등장할 정도였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지난 24일 오전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을 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계파에 매몰돼 집안싸움을 벌이는 야당과 위원장직을 놓고 대화로 풀어가는 여당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