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발전기금 받았던 국가들은 모두 제프 블라터 지지
  • 제프 블라터.ⓒ연합뉴스
    ▲ 제프 블라터.ⓒ연합뉴스

    【뉴데일리 스포츠】20년 장기 집권에 도전하는 제프 블라터(79·Jeff Blatter) 국제축구연맹(FIFA, Federation International Football Association) 회장이 오는 29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자신의 다섯 번째 겸 FIFA 12번째 회장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22일 FIFA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보는 단 두 명이다. 1998년부터 16년간 FIFA를 대표했던 제프 블라터의 다섯 번째 회장직 당선을 막기 위해 요르단 축구협회장 출신으로 FIFA 부회장까지 역임했던 알리 빈 알 후세인(40·Ali bin Al-Hussein)이 대항마로 나섰다. 

    209개 회원국 중 105개국의 표를 얻는 자가 승리하는 이번 선거에서 제프 블라터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FIFA 회장 제프 블라터가 '축구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보낸 돈을 꾸준히 챙겼던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국가들과 카리브(Caribbean) 바다 주변의 작은 섬나라들이 제프 블라터의 다섯 번째 도전을 응원하고 있다. 

    전체 209개국 중 100개국 이상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카리브의 섬나라들이다. 선거의 결과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에서 제프 블라터를 지지하고 있는 한 알리 빈 알 후세인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알리 빈 알 후세인을 뽑고 제프 블라터의 지지자 중 이탈자가 발생하면 가능하지만 이는 신이 도와야 현실이 될 수 있다. 

  • 알리 빈 알 후세인.ⓒ연합뉴스
    ▲ 알리 빈 알 후세인.ⓒ연합뉴스

    53개국이 모여있는 유럽은 절대적으로 제프 블라터를 반대한다. 축구 종주국의 영국을 비롯해 유럽에 있는 나라들은 제프 블라터의 5선 도전을 막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의 방송사 BBC 사장을 지냈던 영국 축구협회장 그렉 다이크(68·Greg Dyke)는 "FIFA는 북한이고 제프 블라터는 김정은"이라고 언급하며 비판했을 정도다.

    요르단 출신인 알리 빈 알 후세인이 아시아에서 많은 지지를 얻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아시아 일부 국가들은 축구발전기금을 나눠주는 제프 블라터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어 아시아 46개국이 모두 알리 빈 알 후세인에게 투표할 가능성은 없다. 

    유럽 53개국과 아시아 46개국이 모두 뽑아도 제프 블라터를 꺾기 힘든 상황에서 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이탈이 예상되고 있어 알리 빈 알 후세인의 도전이 물거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54)도 29일 선거를 위해 오는 26일 스위스 취히리로 출국한다. 정몽규 회장의 표가 어디로 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제프 블라터는 1975년 국제축구연맹 기술이사로 시작해 1998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FIFA에서만 40년간 일한 제프 블라터는 월드컵 방송권과 광고권 등을 판매하는 대행사로부터 부정한 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제프 블라터는 1975년부터 23년간 장기집권했던 FIFA의 前 회장, 주앙 아벨란제(99·João Havelange)가 부정한 돈을 받고 있다는 의혹을 받자 그를 몰아내고 FIF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FIFA가 부정한 돈을 받는다는 소문이 무성한 두 명의 회장이 63년간 주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