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 보고 이유없이 도망간 10대 북아프리카계 무슬림 뒤쫓은 것 '범죄' 아니다
  • ▲ 2005년 11월,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난 무슬림 폭동 관련 사진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2005년 11월,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난 무슬림 폭동 관련 사진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2005년 11월 프랑스 파리 북부 교외지역에서 무슬림 폭동이 일어났다.

    폭동이 일어나기 며칠 전인 10월 27일, 경찰이 뒤쫓던 10대 무슬림 소년들이 변전소 담장을 넘어가려다 감전돼 사망한 사건이 이유가 됐다. 이후 프랑스 무슬림 이민자들이 일으킨 폭동은 전국으로 퍼졌다. 폭동은 2개월 동안 계속됐다.

    프랑스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두 달 동안 계속된 무슬림 폭동으로 300여 채의 건물, 1만여 대의 차량이 불탔고, 3,000여 명의 폭도들이 검거됐다. 대부분은 무슬림 이민자와 그 2세들이었다.

    이후 독일, 벨기에까지 번졌던 프랑스 무슬림 폭동 때문에 유럽 각국은 25년 동안 지속해 온 ‘다문화 정책’을 잇달아 포기했다.

    이 프랑스 무슬림 폭동의 원인 제공자로 비난을 받았던 경찰관들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무죄를 선고받은 경찰관들은 ‘세바스티앙 가유맹’과 ‘스테파니 클랭’이다. 변전소 담장을 넘어갔다 감전돼 사망한 소년들은 당시 15살이던 ‘부나 트라오레’, 17살이던 ‘지에드 베나’였다.

    당시 정황은 이랬다.

    부나 트라오레와 지에드 베나는 축구 경기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다 경찰차가 다가오자 황급히 달아났다. 자신들을 보고 달아나던 이들을 본 경찰관은 이들이 뭔가 수상하다고 판단, 뒤쫓게 된다. 소년들은 경찰을 피해 변전소 담장을 넘다 감전돼 사망한 것이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소년들은 죄가 없었고, 경찰관들은 도주하는 소년들을 보고 반사적으로 추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부나 트라오레와 지에드 베나의 유가족들은 “소년들이 위험에 처했음에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경찰관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법원은 유가족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은 이후 10년 동안 이어졌다. 2012년 프랑스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하급 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하급 법원은 다시 경찰관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숨진 소년들에게 죄가 없다면 왜 경찰관을 보자마자 도주했느냐는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이번 판결이 ‘인종차별’과 ‘이민자 사회의 만성적 실업’이라는 현실을 외면한 것이므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한 편에서는 지난 1월 7일 일어났던 ‘샤를리 엡도’ 사건을 떠올리며, “프랑스 사회에 동화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무슬림 공동체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샤를리 엡도’ 테러를 저지른 쿠아치 형제, 아메디 쿨리발리 또한 파리 교외에 살던 북아프리카 무슬림들이었다는 이유도 한 몫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