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아덴만 인근의 전략 요충지…현재 美해군 함대 특수부대 기지 있는 곳
  • 中인민해방군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 함. 中공산당 소속 인민해방군은 최근 인도양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美해군연구소(USNI) 캡쳐
    ▲ 中인민해방군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 함. 中공산당 소속 인민해방군은 최근 인도양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美해군연구소(USNI) 캡쳐

    지난 4월 27일 미일 양국은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한다는 데 합의했다. 겉으로는 ‘세계 평화유지 활동 독려’였지만 속뜻은 中공산당 인민해방군의 태평양-인도양 진출을 견제한다는 데 있었다.

    미일 양국이 이 같은 합의를 한 것이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근거가 또 나왔다. 中인민해방군이 이번에는 아프리카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의 명보 등 중화권 매체들은 11일(현지시간),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 지부티 대통령이 지난 9일 AFP 통신과 가진 인터뷰를 인용, “지부티에 中인민해방군이 사용할 군사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 지부티 대통령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부티는 中인민해방군의 지부티 입성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화권 매체들이 전한, 中인민해방군의 지부티 군사기지는 북부 항구도시 ‘오보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中공산당은 인민해방군이 사용할 군사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지금까지 지부티에 9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한다.

    中인민해방군이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건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의 ‘관문’인 지부티에는 이미 美해군 및 육군 특수부대 기지도 이미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지부티는 아라비아 반도 서남쪽, 홍해 입구에 위치한 작은 나라다. 크기는 남한의 3분의 1 가량 된다. 이곳은 전 세계 원유 수송에서 가장 중요한 길목 중 하나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끼고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폭이 26km에 불과해 군사적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미국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지부티 수도 인근에 레모니어 기지를 세웠다. 레모니어 기지는 미군의 대테러 전쟁 및 소말리아 해적 퇴치 작전 전초기지다.

    소말리아 해적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에는 세계 각국이 ‘자국 이익’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지부티에 군대를 보냈다. 그 가운데는 일본도 포함돼 있다.

    中인민해방군이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기로 한 것은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가 권력을 잡은 뒤 선포한, 세계 패권 전략의 시작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 中인민해방군이 '진주목걸이' 전략으로 추진 중인 세계 곳곳의 기지 후보지 명단. 북한 청진도 포함돼 있다. ⓒ디펜스 크래프트 블로그 캡쳐
    ▲ 中인민해방군이 '진주목걸이' 전략으로 추진 중인 세계 곳곳의 기지 후보지 명단. 북한 청진도 포함돼 있다. ⓒ디펜스 크래프트 블로그 캡쳐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는 중국이 주도하는 경제권 건설 계획으로 ‘일대일로’를 내걸었고,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계획으로 ‘도련선 전략’과 ‘전략거점 항구확보’ 계획을 내놨다. 이중 ‘전략거점 항구확보’ 계획은 전 세계 곳곳에 중국의 핵심이익을 지킬 수 있는 군사항만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中인민해방군은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세이셸 공국, 파키스탄 과다르, 탄자니아 바가모요 등에 군사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한편 스리랑카, 파키스탄,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남지나해에서 인도양까지 이어지는 지역의 국가들에도 대규모 항구 건설을 추진해 왔다. 中공산당은 이를 ‘진주목걸이’ 전략이라고 불렀다.

    中인민해방군이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게 되면, 이 ‘전략거점 항구확보’ 계획의 첫 단추를 꿰는 셈이 된다. 中인민해방군은 이를 통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미국의 태평양 동맹세력을 약화시키고, 아시아와 인도양, 아프리카 일대에서 ‘패권’을 장악하려 시도할 것이라는 게 세계 언론들의 분석이다. 

    中공산당은 하지만 이 같은 언론들의 분석을 반박했다. 中관영 ‘인민망’은 12일 中인민해방군의 지부티 군사기지 건설 보도와 관련, 화춘잉 中공산당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중국과 지부티는 전통적인 우호국가”라면서 “해당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춘잉 中공산당 외교부 대변인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각국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자 양국 및 세계의 공통된 염원”이라면서 “중국은 세계평화에 응당 기여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中공산당의 ‘공식 해명’을 믿는 국가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특히 中공산당과 러시아 푸틴 정부 간의 ‘밀월 관계’는 중국과 러시아가 서방 국가를 대상으로 ‘신 냉전’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사고 있다.

    실제 中인민해방군은 11일부터 러시아 흑해함대와 함께 지중해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열흘 동안 진행하는 합동군사훈련에 中인민해방군은 신형 미사일 호위함과 종합보급함, 특수부대를 파견했고, 러시아 해군은 흑해함대 순양함 ‘모스크바’와 호위함, 상륙함 등이 참가하고 있다. 

    中인민해방군이 러시아 해군과 함께 순양함, 특수부대까지 동원한 합동군사훈련을 지중해에서 실시하자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